[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이상철 기자] 누구라도 탐이 날 법하다. 에스밀 로저스(한화)에 대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KBO리그에 데뷔해 4경기 중 3경기를 완투했다. 3승에 평균자책점은 1.31이다. ‘에이스 오브 에이스’가 따로 없다. 야구팬은 물론 야구인은 엄지를 치켜들었다.
그 대단한 투수와 함께 뛰는 동료들로선 듬직할 터. 또한 그를 지도하는 김성근 한화 감독 또한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로저스가 등판하는 날, 김 감독의 마음은 한결 편하다. 그리고 계산대로 척척 해내니 흡족하다.
로저스가 양현종(KIA)과 맞대결에서 완봉승을 거둔 다음날 김 감독은 ‘새로운 복덩이’에 대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김 감독은 “내가 지도자가 돼 가르친 선수 가운데 로저스 같은 투수는 처음이다. 국내외 선수를 통틀어 최고다”라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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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밀 로저스는 지난 6일 KBO리그에 데뷔해, 4경기 3승 평균자책점 1.31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광주)=김영구 기자 |
김 감독은 이에 대해 “로저스는 데뷔하자마자 완투를 했다. 로저스 카드는 완투까지 계산이 가능하게 한다. 투구수 관리도 영리하게 잘 조절한다”라고 설명했다.
로저스의 4경기 투구수는 116개(6일 LG전)-108개(11일 kt전)-123개(16일 삼성전)-123개(22일 KIA전)였다. 경제적인 투구 속에 34⅓이닝을 책임졌다. 16일 삼성전에서 가장 적은 이닝을 소화했으나 그게 7⅓이닝이었다.
지난 22일 KIA전은 로저스의 투구수 조절 능력을 잘 엿볼 수 있다. 신종길과 박준태의 집중 견제로 1회 투구수가 23개였다. “9회까지 던질 것이다”라고 호언장담했던 김 감독도 “이러다 7회까지 가나 싶었다”라고 걱정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로저스는 끝까지 던졌다. 이후 8이닝을 100개로 마쳤다. 5회(18개)와 9회(19개)를 빼고 이닝당 투구수는 12개 이하였다.
공도 위력적이었다. 로저스의 피안타율은 1할4푼3리. 타자들이 제대로 치지 못할 정도. KIA전에서는 탈삼진 10개를 기록했다. KBO리그 진출 이래 1경기 최다 탈삼진이었다. 완벽 제구 속의 묵직한 속구와 각도 큰 변화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특히, 슬라이더가 으뜸이었다. 김 감독은 로저스의 슬라이더에 대해 국보급 투수인 선동열에 맞먹을 정도라고 표현했다. 김 감독은 “로저스의 슬라이더 낙차가 크다. 타자들이 알고도 못 친다. 커트를 하기도 힘들 정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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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밀 로저스가 지난 22일 광주 KIA전에서 완봉승을 한 뒤 김성근 감독(38번)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광주)=김영구 기자 |
김 감독은 “과하지 않냐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국내 자유계약선수(FA)와 비교해봐라. 로저스는 4경기 만에 3승을 했다. 중요한 건 (지출이 아니라)어느 선수를 영입했느냐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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