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던 두산 베어스의 외인 선수 2명은 가을야구의 백조가 될 수 있을까.
지금까지는 분명 미운오리다. 올 시즌 대체 외인선수로 나란히 합류해 부진한 데이빈슨 로메로와 앤서니 스와잭의 이야기다. 이들은 냉정히 말해 이번 가을야구서도 제한적인 역할을 부여받았다. 그러면서도 유동적이고 시리즈 흐름에 변수를 줄 수 있는 전략적인 역할을 맡았다고 볼 수도 있다.
두산과 넥센의 양팀 사령탑과 주요선수는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서 준플레이오프를 치르는 소감과 각오, 향후 전략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특히 양 팀의 베스트나인과 선발 로테이션에 대한 질문을 쏟아졌다. 두산 역시 로메로와 스와잭의 활용법이 주 관심사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일단 로메로는 같이 엔트리 들어왔다. 로메로가 목동에서도 강했고, 밴헤켄에게 강하다”면서 “지금 기용을 정하기 보다는 상황에 따라 기용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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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메로(좌)와 스와잭(우)은 두산의 가을야구의 백조가 될 수 있을까. 사진=MK스포츠 DB |
하지만 정확성(0.253)과 출루율(0.328)이 기대치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거기에 장타력(0.449)도 기대했던 수준이 아니다. 무엇보다 득점권 타율 또한 2할5푼6리에 불과했다. 가장 기대가 컸던 해결사의 모습은 아니었다.
이 때문에 로메로의 출전은 9월들어 빈도가 점점 줄어들었다. 경기 중 이른 교체나 대타로 나서는 경우도 생겼다. 9월 말, 10월 초 두산의 순위 싸움이 한창이던 시기에는 벤치만 달궜다.
결국 로메로의 가을야구에서 기용은 매우 제한적일 전망이다. 그렇지만 전략적인 기용 가능성은 남겨뒀다.
김 감독의 말대로 로메로는 목동에서 치른 5경기서 홈런 3방을 때리며 7타점을 올리는 등 비교적 강한 모습을 보였다. 밴헤켄을 상대로도 타율 3할7푼5리(8타수 3안타)를 기록했고, 홈런도 두산 타자 중에서 유일하게 1개를 때렸다. 시리즈 승부의 분수령이 될 2차전 혹은 3차전에서의 출전이 유력한 밴헤켄을 잡는 킬러로 귀중하게 활용될 수 있다.
두산 마운드의 좌편향에 따라 우완 스와잭의 활용 역시 탄력적으로 이뤄진다. 특히 스와잭은 1차전 스윙맨, 4차전 선발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김 감독은 “5전 3선승제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선발 1차전 불펜 대기도 가능하다”며 스와잭의 불펜 활용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면서 “1차전 불펜 활용 후 4선발로 나갈 수도 있다”고 했다.
더스틴 니퍼트를 제외하면 좌완 선발 후보가 많은 두산이기에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스와잭으로 균형을 맞출 수 있다. 거기에 1차전 선발 니퍼트의 호투로 승기를 잡는다면 스와잭을 바로 붙여 필승조를 잇는 가교 역할을 맡길 수 있다. 이어 경우에 따라 시리즈 승부 향방이 결정될 수 있는 4차전서 팀의 명운을 걸고 나서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스와잭 역시 올 시즌 성적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대체 외인으로 6월 중순부터 합류해 20경기서 5승7패 평균자책점 5.26을 기록했다. 수년간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쟁쟁한 경력에서 기대치가 컸다. 초반 부진 이후 점점 적응하는 듯 했지만 막바지 다시 체력이 떨어진 듯한 모습과 볼배합이 읽힌 듯 한 모습을 노출, 부진했다. 최근 수년간 줄곧 전문 불펜투수로
가을은 늘 기대하지 못했던 깜작스타들의 화려한 등장이 이뤄지기도 한다. 그리고 두산이 원하는 시나리오는, 기대했던 선수들의 활약에 더해 미운오리였던 이들이 축제의 백조로 등장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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