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허리가 강해야 이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의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필승 전략이었다. 실수 줄이기 못지않게 불펜 싸움이 시리즈 향방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것.
어느 한 쪽으로 일방적으로 기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1점 승부에서는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 게 중요하다. 넥센은 두산보다 불펜 우위를 자신했다. 손승락, 한현희, 조상우로 이어지는 필승조에 대한 기대감은 컸다.
이들에게 ‘리드 상황’을 안겨줘야 했다. 그래야 100% 효과를 볼 수 있다. 1점 리드, 그 살얼음판이라도 충분히 버틸 거라고 믿었다.
염 감독의 계산대로 흘러갔다. 양훈은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쳤다. 그리고 타선은 홈런 2방으로 니퍼트에게 뽑을 수 있는 점수를 다 뽑았다.
![]() |
↑ 조상우는 10일 준플레이오프 두산과 1차전에 3-2로 앞선 8회 구원 등판해, 1점 차 리드를 지켰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넥센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회부터 매번 위기를 겪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7회 볼넷과 희생번트, 폭투로 위기를 초래했다. 김재호를 삼진 처리했지만 정수빈에게 동점타를 맞았다. 손승락의 씁쓸한 1실점.
8회 박병호의 희생타로 다시 1점 차 리드. 두 번째 리드 상황서 넥센이 택한 건 조상우. 지난 7일 SK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3이닝을 버티며 승리의 발판을 안겨줬던 그였다. 이번 임무는 2이닝 버티기였다. 8회 1사 1,3루의 위기를 넘겼지만, 9회 4사구 3개로 자초한 만루 위기는 극복하지 못했다. 김현수의 밀어내기 볼넷. 네 번째 4사구로 허탈한 동점. 하루 전날 “핵폭탄을 막아보겠다”며 자신했던 조상우가 무너졌다.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넥센이 두 번의 이길 기회를 버티지 못했기 때문. 필승조 삼총사 카드도 끝. 조상우를 또 내세울 수는 없었다. 넥센은 10회 김택형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리고 김택형은 10회 1사 2루서 대타
준플레이오프 1차전, 넥센 필승조 삼총사의 성적은 3⅔이닝 3피안타 5볼넷 1사구 2실점. 안타보다 4사구가 더 많았고, 그게 화근이 됐다. 염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며 다 잡은 경기를 놓쳤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