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이상철 기자]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다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승리다. 그래서 난 이기는 생각만 하고 있다.”
11일 염경엽 넥센 감독의 승부욕은 뜨거웠다. 하루 전날, 1차전 승리의 중요성을 알기에 승부수까지 띄웠는데 패했다. 지난 밤 두 발 뻗고 편히 잘 수 없었을 터. 그 분함과 쓰라림이 남아있다.
크게 손대지 않았던 선발 라인업에도 변화를 줬다. 서건창과 고종욱이 1,2번을 바꿨다. 그 동안 넥센 타선의 변화는 7번(박헌도→스나이더→윤석민)이었다. 서건창의 2번 이동에 대해 염 감독은 “최근 좋지 않아서”라고 했다. 서건창은 포스트시즌 들어 9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볼넷 2개만 얻었다.
빠짐없이 출석 도장을 찍고 있는 손승락, 한현희, 조상우는 이날도 대기 모드. 손승락과 조상우는 하루 전날 33구와 48구를 던졌다. 하지만 1패로 열세에 몰린 상황에서 주축 선수를 뺄 수 없는 노릇이었다. 두산(평균자책점 5.11)은 물론 좌타자(14홈런 피안타율 2할9푼8리)에 약한 한현희의 역할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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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 히어로즈의 염경엽 감독.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넥센은 5회 하영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앞서 김상수와 하영민이 몸을 풀었다. 4차전 선발투수로 고려됐던 둘이다. 2차전을 못 잡을 경우, 하지도 못할 4차전이었다. 스코어는 2-2. ‘+1’ 카드처럼 어느 정도는 버텨야 했다.
포스트시즌 첫 등판. 그토록 꿈꿨던 가을야구 무대였지만, 하영민은 단 4타자만 상대한 뒤 강판됐다. 그가 펼친 판은 1사 만루 위기. 교체 타이밍은 한 번 넘긴 넥센, 더 이상 선택의 폭은 넓지 않았다. 필승조의 조기 가동. 손승락이 투입됐다. 대량 실점은 피했지만 희생타에 의한 실점. 하지만 그 1점은 결승점이 되면서 넥센은 졌다(최종 스코어 2-3).
하늘이 돕는가도 싶었다. 넥센의 8회 공격이 펼쳐지려던 오후 4시45분, 갑작스런 폭우에 경기는 33분간 우천 중단됐다. 계속 마운드를 지킨 노경은이 볼넷을 내주면서 두산 마운드가 흔들렸다. 1사 2,3루의 기회, 게다
손을 댄 1,2,7번타자는 힘을 냈다. 그러나 손을 안 댄 중심타선은 염 감독의 믿음과 달리, 3회에 이어 8회에도 터지지가 않았다. 그리고 넥센은 2패와 함께 궁지에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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