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올 시즌 개막 전 이현승(32·두산 베어스)은 누구보다 간절했고 절실했다. 베테랑 투수로 두산의 투수조장을 맡으며 책임감도 컸다.
이현승은 한창 몸값을 올려야 할 젊은 시절을 수술과 군 입대로 조용히(?) 보냈다. 이현승은 삼성 라이온즈의 두 축인 장원삼·안지만(32)과 동갑. 친구들이 자유계약선수(FA) 대박을 터뜨리는 동안 그는 자신과의 싸움을 했다.
올 시즌은 기회였다. 이현승은 개막 전까지만 해도 5선발로 낙점돼 몸을 만들었다. 하지만 정해진 보직은 없었다. 5선발 경쟁 후보였고, 어떤 보직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었다. 당시 그는 “누가 마무리가 될지 모르지만, 그 자리도 굉장히 좋은 자리이고 기회다. 선발과 불펜에 이어 마무리까지 할 수 있는 선수가 된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마무리에 대한 기대감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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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두산이 3-2로 승리했다. 두산 마무리 투수 이현승이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이현승이 돌아온 것은 시즌 중반. 그는 팀의 소방수를 맡았다. 팀의 최대 과제인 중책을 떠안았다. 준비된 그에게 보직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간절함으로 중무장한 그는 성공적으로 마무리 역할을 해냈다.
그리고 세 번째 가을야구 마운드에 섰다. 이현승은 준플레이오프 1, 2차전 두산의 승리를 지킨 영웅으로 우뚝 섰다. 2경기 연속 마무리로 등판해 2이닝 노히트 무실점으로 1승 1세이브를 기록, 완벽한 수호신 역할을 했다.
이현승은 준PO 1차전에서 3-3으로 맞선 연장 10회초 1사 후 마운드에 올라 서건창과 고종욱을 공 7개로 외야 뜬공 처리해 10회말 극적인 끝내기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승리투수였다. 이어 그는 준PO 2차전에서도 3-2로 1점차 앞선 8회말 2사 2, 3루 위기에 마무리로 등판해 박
“그동안 난 있는 듯 없는 듯 있었다”던 이현승. 그는 올 시즌 두산의 마무리 투수로 강렬한 존재감을 알리며 마운드에 있었다. 절실함으로 그간의 설움을 극복한 가을사나이였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