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야구에 관한한 좀 새침한 후배로 생각했었다. 워낙 신인 때부터 잘 쳤던 타자라 자기 타격에 대한 확신과 고집이 뚜렷할 것이라고 막연히 상상했던 것도 같다.
그래서 이번 애리조나 전훈캠프지에서 만난 박용택(37·LG)과 오래 얘기를 나눠본 뒤 이렇게 유연하고 탐구적인 자세를 가진 타자였던가 조금 놀랐다.
2009시즌부터 7시즌 연속 3할을 치고 있지만, 박용택은 끊임없이 세밀하게 스스로의 타격을 들여다보고 있는 타자였다. 우선 그는 타격의 기본이라고 할 ‘타이밍’에 관한 이해가 확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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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택은 지난 시즌까지 7년 연속 3할을 치고 있다. 그러나 끊임없이 스스로의 타격을 들여다보면서, 여러 가지 타격 이론과 남들의 경험에도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는 ‘공부하는 타자’다. (미 글렌데일)=옥영화 기자 |
스윙은 발바닥에서부터 시작된다. 지면반력을 이용하는 스트라이드를 위해 발목→무릎 순으로 이어지고 히프, 허리의 몸통→상체→팔까지 신체 각 부분의 동작이 순서대로 연결되면서 스윙이 완성된다. 이렇게 만들어지고 전달된 힘이 배트에 실리게 되는 ‘힘의 연결순서’를 ‘키네틱체인’이라고 한다.
타구를 때려내기 직전까지 부지런히 생성되고 전달돼야 할 힘의 순서를 이해하는 박용택은 ‘늦지 않아야 하는’ 타이밍에 늘 집중하고 있었다.
지난 시즌에는 7월에 타격 부침을 겪었다. 크게 힘이 떨어지지 않았는데도 좋은 타구가 나오지 않아 애가 탔다. 스스로 스윙을 살펴보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때 ‘몸통 회전에 너무 신경을 쓰면서 중심이동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자가진단을 내렸고, 스윙을 손봤다. 이 판단이 들어맞으면서 8월 이후 제 페이스를 찾을 수 있었다.
회전과 중심이동의 적절한 밸런스에 성공하면서 최적의 스윙 타이밍을 유지하는 일은 상당히 섬세한 미션이다. 회전에만 집중하면 빗맞힌 타구가 자꾸 파울라인
타이밍에 관해서 기본적인 이론에 충실한 이해를 보여준 박용택은 스윙 궤적에 관해서는 이러한 이론적 바탕에 더해 자신만의 해법을 갖고 있었다. (②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