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글렌데일) 김재호 특파원] 시범경기였지만, 열기는 정규시즌 못지 않았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와쿠마 히사시, LA다저스의 마에다 겐타 두 명의 일본인 투수가 선발 맞대결을 벌였다.
둘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시애틀과 다저스의 캑터스리그 경기에 양 팀 선발로 등판했다.
투구 내용은 마에다, 팀의 결과는 이와쿠마가 웃었다. 마에다는 5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2실점, 이와쿠마는 4 1/3이닝 8피안타 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경기는 시애틀이 6-3으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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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쿠마는 메이저리그 후배 마에다에 대한 칭찬을 잊지 않았다. 사진= 김재호 특파원 |
비록 시범경기였지만, 둘은 선발 맞대결을 벌인 것에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이와쿠마는 "마에다와의 맞대결이 오늘 경기의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고, 마에다도 "평상시 다른 선발 등판 때보다 더 흥분됐다"고 말했다.
선배 이와쿠마는 마에다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초반에 난조를 보였지만, 빠르게 조정에 성공했다. 구속 조절이 좋았다"며 후배의 투구를 칭찬했다. 마에다는 "정규시즌에는 맞붙기 힘든데 오늘 이렇게 상대하게 돼서 행복하다. 재밌었다"며 선배와의 맞대결에 대해 말했다.
둘의 대결은 더 흥미로울 수 있었다. 내셔널리그 팀인 다저스의 홈경기였기에 서로의 투타 대결이 가능했다. 그러나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지명타자를 사용하기로 하면서 이 대결은 무산됐다. 이에 대해 이와쿠마는 "아쉽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지만, 마에다는 강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와쿠마와 마에다는 한 팀이 될 수도 있었다. 이와쿠마는 시애틀과 재계약하기에 앞서 다저스와 계약에 합의했는데, 신체검사 과정에서 계약이 무산됐다. 이에 대해 이와쿠마는 "다 지난 일"이라며 다저스에 나쁜 감정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저스틴 터너에게만 홈런과 2루타 2개를 내준 그는 "첫 피홈런은 커브가 낮게 제구됐다. 두 번째, 세 번째는 공이 높았다"며 상대를 칭찬하면서 자신의 실투를 인정했다.
마에다는 "초반에 너무 강하게 던지려고 했다"며 1회 난타를 허용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제구에 집중해서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넣으려고 노력했다"며 위기에서 벗어난 비결을 설명했다. "신체적으로 원하는 상태에 있다. 투구도 계획대로 잘 되고 있다"며 시즌 준비 상황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메이저리그 타자들이 전반적으로 파워가 더 있는 거 같다"면서 "앞으로 내 공에 대한 커맨드를 얼마나 잘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원하는 곳으로 제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제구'를 메이저리그 생존을 위한 키워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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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범경기였지만, 마에다는 이와쿠마와의 맞대결에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사진= 김재호 특파원 |
한국의 야구팬들은 언제쯤 이런 가슴 설레는 선발 대결을 볼 수 있을까. 참고로 한국인 선발 투수가 메이저리그에서 맞대결을 벌인 것은 지난 2006년 5월 서재응(당시 다저스)과 김병현(당시 콜로라도)이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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