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29일 프로야구 종합)
29일은 기록의 날이 될 수 있었다. KBO리그의 의미 있는 기록인 ‘진행형’이었다. 그리고 그 위대한 도전 앞에 두 사나이가 섰다.
데뷔 이후 최다 선발 연속 경기 승리. 종전 기록은 밴와트(kt)가 2년 전에 세웠던 ‘5’였다. 4경기 4승, ‘새 얼굴’ 신재영(넥센)과 보우덴(두산)은 바로 그 앞까지 갔다.
둘은 시즌 초반 KBO리그 대표 원투펀치였다. 평균자책점 부문 1위(보우덴 1.04) 및 2위(신재영 1.38). 정규이닝을 소화한 투수들 가운데 1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은 이 2명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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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의 신재영은 29일 고척 SK전에서 무볼넷 및 전승 기록에 제동이 걸렸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신재영과 보우덴을 울린 건 전날 ‘끝내기’에 고개 숙였던 SK와 KIA. 화풀이를 엉뚱한 곳에 풀었다.
SK는 제구가 흔들린 신재영을 두들겼다. 안타만 10개. 2회를 빼고 안타 행진이었다. 초반 승부를 띄운 게 주효했다. 신재영은 7회 1사 3루서 박재상에게 결승 2루타를 허용한 뒤 강판됐다.
박재상은 5회에도 신재영에게 첫 볼넷을 얻더니 결승타(시즌 5호)까지 치며 일등공신이 됐다. 신재영의 데뷔 후 최다 이닝 무볼넷 기록 행진은 30⅔이닝에서 종료.
대전에서 변비 타선이라는 오명을 들었던 KIA는 광주로 돌아오니 달라졌다.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고 ‘마의 3점’ 벽을 깼다.
1-1로 맞선 5회 1사 1루서 김원섭의 땅볼을 2루수 오재원이 놓치자, 필의 적시타-나지완의 희생타-이범호의 적시타로 순식간에 3점을 뽑았다. 전날 한화전에서 상대 실책 3개에도 결정적 한 방이 없었던 KIA는 달라진 응집력을 발휘했다.
임준혁, 윤석민의 부상 이탈 속 선발진에 합류한 한기주는 또 하나의 기록을 세웠다. 5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 자신의 30번째 생일에 챔피언스필드에서 첫 선발승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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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일 대전 KIA전에서 연장 11회 끝내기 안타를 쳤던 한화의 정근우(오른쪽)는 29일 대전 삼성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역전 드라마를 이끌었다. 사진(대전)=천정환 기자 |
그러나 8회의 기적은 삼성뿐 아니라 한화의 문도 두들겼다. 예감이 좋지 않은 삼성은 1사 1,2루서 안지만을 긴급 호출했다. 그러나 믿었던 안지만은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안타 3개와 사구 1개를 내주며 무너졌다. 기세를 탄 한화는 8회에만 7점을 뽑으며 승부를 뒤집었다.
NC는 딱 2번의 공격이면 충분했다. 0-2로 끌려가다 8회 테임즈의 2점 홈런으로 불씨를 당기더니 9회 이호준이 손승락을 상대로 결승 3점 홈런을 날렸다. 손승락은 공 2개만 던지고 고개를 숙였다.
잠실에선 이틀 연속 끝내기 승부가 펼쳐졌다. 두산과 한 집을 쓰는 LG가 그 기운을 이어받았다. 3-3으로 맞선 9회 1사 만루서 채은성이 끝내기 안타를 날렸다. LG는 11승 10패로 3위로 올라선 반면, kt는 3연패를 기록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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