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안준철 기자] “이호준~이호준~NC 이호준!”
서울 잠실구장 3루 응원석에서는 이호준(40)을 연호하는 소리로 가득했다. 맏형 이호준의 활약에 힘입은 NC다이노스가 5연패 수렁에서 빠져나왔다.
NC는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8차전에서 10-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NC는 연패를 ‘5경기’에서 끊고 두산과의 팀 간 전적도 4승4패로 균형을 맞췄다. 연패와 함께 선두 두산과의 경기 수를 5경기로 좁힌 2위를 유지했다. NC는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42승2무24패를 기록하게 됐다. 반면 전날 올 시즌 첫 50승 고지에 올랐던 두산은 이날 패배로 승률 7할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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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6회초 1사 1,2루. NC 이호준이 홈런을 치고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이날 두산 선발이 좌완 장원준(31)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NC에게는 귀중한 승리였다. 애초 장원준이 선발로 나설 차례는 아니었다. 표면상 이유는 장원준의 최근 투구수가 많아 휴식을 받고 로테이션을 거른 것이었지만, 다분히 NC전 겨냥한 선발 조정으로 보였다. 장원준은 올 시즌 NC 상대로 2경기 선발 등판해 모두 승리를 따냈다. 12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은 2.84였다. 통산 상대 성적도 8경기 4승2패 평균자책점 1.92로 강했다. NC입장에서는 천적이다. 자칫 6연패로 흐를 수 있는 위기였다.
하지만 열흘만에 등판한 장원준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올 시즌 처음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4이닝 4실점. 이날 제구가 흔들리며 볼넷을 5개나 내줬다. 장원준의 흔들리는 틈을 놓치지 않은 선수가 바로 이호준이었다. 1회 2사 1,2루에서 3루 땅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킨 이호준은 3회 1사 후 나성범과 에릭 테임즈가 연속 볼넷으로 만든 1,2루 찬스에서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이호준은 장원준의 초구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밀어 쳐, 우중간에 떨어뜨렸다. 2루주자 나성범이 홈을 밟기에 넉넉한 적시타였다. 이호준의 적시타로 NC는 선취점을 뽑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후 NC는 4회 나성범의 2타점 적시 3루타와 테임즈의 희생플라이를 묶어 3점을 더 뽑으며 4-0으로 달아났다.
물론 두산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4회말 곧바로 1점을 따라가면서 경기 흐름이 묘하게 변했다. 잘 던지던 NC선발 잭크 스튜어트도 실점 후 흔들리기 시작했다. 물오른 두산 타선을 상대로 3점 리드는 여유롭지 못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이호준의 존재감이 빛났다. 4-1로 앞선 6회초 1사 1,2루에서 이날 네 번째 타석에 들어서 두산 두 번째 투수 좌완 이현호를 상대했다. 그리고 이호준은 볼카운트 2-1에서 4구째 144km 바깥쪽 높은 직구를 그대로 받아쳐 가운데 담장으로 넘겨버렸다. 비거리 125m짜리 대형 스리런 홈런이었다. 7-1로 달아나는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홈런이자, 자신의 올 시즌 13번째 홈런이었다. 두산이 6회말 김재환의 스리런 홈런을 앞세워 다시 추격한 것을 감안하
8회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이호준은 팀이 9-4로 앞선 9회초 1사 3루에서 희생플라이를 때려내며 이날 5번째 타점을 만들었다. 이날 NC가 낸 점수의 절반이 이호준의 방망이에서 나온 셈. 베테랑의 힘을 보여준 이호준의 활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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