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왜?’ 지난 12일 프로야구계를 발칵 뒤집은 김상현 음란행위 사태와 관련해 kt 위즈를 향한 시선이다. kt는 왜 그랬을까. 다시 한 번 선수 관리에 문제를 드러냈다. 그러나 더 심각한 건 안일했던 태도다. 그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혹 알았더라도 잘못 판단했다. 그들의 행동은 올바르지 않았다.
지난 12일 KBO리그 경기 시작 30여분을 남겨두고 익산발 긴급뉴스가 전해졌다. 프로야구 유명선수가 대낮 거리에서 음란행위를 하다가 적발돼 입건됐다고. 그의 이름은 오래 지나지 않아 공개됐다. 최우수선수(MVP)도 수상했던 프로 17년차 베테랑 김상현이라고.
그런데 그 시각, 김상현은 수원구장에서 가볍게 몸을 풀며 경기에 나갈 준비를 했다. 놀랍게도 7번 1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다. 그리고 그는 경기에 뛰었다. 3번의 수비 이닝을 소화했고 타석에도 한 차례 섰다. 그는 김연훈과 교체되기까지 1시간 이상 그라운드에 있었다. 이름이 공개된 뒤에 부랴부랴 바꿨다는 인상이 진하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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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현은 지난달 익산에서 음란행위를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가운데 지난 12일 수원 넥센전에 선발 출전해 더 큰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
심지어 김상현이 다시 경기를 뛰고 1군 엔트리에 포함된 건 지난 6월 17일이었다. 음란행위가 적발된 다음날이었다.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다. kt는 경찰이 범조 사실을 문의하고 김상현이 직접 밝히기 전까지 까맣게 몰랐다는 입장이다. 당사자가 입을 굳게 다물었다 해도 불명예스럽고 잘못된 행동을 실토할 수 있는 구단의 자진신고 문화도 자리 잡지 못했다는 것이다.
kt는 막내구단이다. 그러나 그들의 이미지는 깨끗하지 않다. 백지에서 하나씩 채워가야 하나 1년차부터 볼썽사나운 일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매번 뒤늦었다.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이 마련돼야 했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명확하게 드러났다.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고.
김상현은 너무 외로운 나머지 충동적으로 저질렀다고 했다. 그런데 그 이후 그는 잘못을 뉘우쳤을까. 김상현 또한 아무렇지 않은 듯 ‘당당히’ 경기를 뛰었다. 사건의 중대함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 자숙은 없었다. kt의 1군 엔트리에 김상현의 이름은 지난 12일까지 계속 남아있었다. 그런데 경찰은 지난 4일 불구속 입건과 함께 기소 의견을 검찰에 송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현은 경찰의 수사 압박을 받고서야 뒤늦게 실토했다. 12일 오후 4시가 넘은 시각이다. 선발 라인업을 확정하기까지 얼마든지 수정할 시간적여유가 있었다. kt는 김상현을 빼야 했다. 응당 그래야 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미 김상현은 범행을 시인했다. kt는 뻔뻔했다. 그리고 팬을 기만했다. 순간적으로 덮고자 했을지 모르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kt는 김상현이 구단에 밝혔을 뿐, 따로 조범현 감독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조 감독은 정말 몰랐을까. 그리고 김상현이 정말 그 누구에게도 한마디도 하지 않았을까. 엄청난 후폭풍이 터질 걸 알 텐데도. kt가 김상현에게 입단속을 하라고 했을지 모르나, 그들의 입장대로 현장 책임자인 감독과 대화를 단절했다는 것 또한 충격적인 일이다. 소통의 부재며 안일한 대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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