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D-Day.’ 조용하다. 그러나 그게 무탈하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잠재된 시한폭탄이 터질 지도 모른다.
2016년 8월 12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승부조작 자진 신고 및 제보 마감일이다. KBO는 지난 7월 22일부터 프로야구 10개 구단 선수단 및 프런트 등 관계자의 자진 신고 및 제보를 받았다. 기간은 딱 3주였다. 그리고 마지막 날의 해가 떴다.
KBO는 자진 신고 시 정상 참작해 제재를 감경하겠다고 했다. 영구 실격하지 않고 사안에 따라 추후 복귀 등의 길을 열어주겠다는 것. 포상금 제도도 마련했다.
야구계는 이번 기회에 검은 손길을 뿌리치고 검은 장막을 걷어내겠다는 태도다. 그 점에서 선수 스스로 양심을 걸고 소신 있게 행동해주기를 희망했다.
각 구장 더그아웃마다 지난 5일부터 ‘선수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알림이 붙어있다. 숨어있지 말고 떳떳하게 나와 달라는 호소다.
![]() |
↑ 12일은 KBO의 승부조작 자진 신고 및 제보 마감일이다. 새로운 진실의 문이 열릴까. 사진=MK스포츠 DB |
지난 11일까지 누군가가 승부조작을 했다며 KBO에 자진 신고를 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KBO가 마감일에 맞춰 일괄적으로 정리, 한꺼번에 알리기 위함은 아니다.
KBO는 신고가 접수 되는대로 공개하는 동시에 수사기관에 통보해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즉, 추가 자진 신고자는 없다는 이야기다. KBO 관계자도 이 사실을 귀띔했다. 복수 구단도 지금까지 승부조작 사실을 진술한 이는 없다고 했다.
승부조작과 관련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여겨졌지만 수사 행보는 답보 상태다. 승부조작 의혹을 받았던 이재학(NC)이 지난 9일 수사를 받은 게 최근 공개된 내용이다. 그러나 결백하다는 이재학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으며, 무혐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까지 승부조작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거나 기소된 건 이태양(NC), 문우람(경찰), 유창식 등 3명이다. 이들이 전부일까. 아니면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것일까.
축구, 농구, 배구 등 타 종목에 승부조작의 폭풍이 몰아쳤을 때도 자진신고 막바지 접수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 그리고 그로 인한 실타래가 풀려 ‘검은 진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자진 신고는 그 출발선이다. 뿌리를 뽑을 수 있
진실과 마주할 날일까. 아니면 어떤 일도 없었다는 듯 조용한 날일까. 폭풍전야가 따로 없는 8월의 둘째 주 금요일이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