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1군 첫 해부터 이재학이라는 수준급의 선발투수를 배출했던 NC 다이노스처럼, kt 위즈는 국내 선발 에이스를 갖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자신 있게 내세울 선발투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
2년차 시즌을 보내는 팀은 ‘예비 에이스’ 주권(21)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풀 시즌을 처음 경험하면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시즌 성적 4승 6패 평균자책점 5.64. 지난 6월 23일 이후 승리 없이 올라간 패배 수만 5개다.
↑ 주권(사진) 등 kt 위즈의 젊은 선발투수들이 성장통을 겪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팀에서는 전적으로 체력적인 한계라고 파악하고 있다. 정명원 투수코치는 “(풀시즌을) 나가본 적이 없다. 사실 지난해 선발들보다도 더 잘하고 있는 거다. 여름 타면서 지친 기색은 있었던 것 같다. 다른 문제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엄상백(20)은 지난해 5번의 선발승을 올리며 선발투수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지만 올 시즌은 주춤했다. 이에 팀에서는 더 맞는 보직을 찾기 위해 5월말부터 중간계투로 기용하기 시작했다. 현재도 썩 완벽하게 어울리는 옷은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선발로 나설 때보다는 비교적 낫다(선발 등판 시 ERA 8.14, 구원 6.48). 일단은 선발로 나섰을 때 체력에 문제를 드러낸 데다 구속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중간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염려가 적다는 것. 이대로라면 내년에도 선발보다는 중간계투로 활용하는 방안에 무게감이 실린다.
가장 아쉬운 건 역시 정대현(24)의 부진이다. 앞의 두 2년차 투수들과 ‘형’ 정대현의 케이스는 조금 다르다. 경험도 상대적으로 풍부하다. 지난해 5승 11패 평균자책점 5.19로 나쁘지 않았지만 올해는 2승 7패 평균자책점 7.41로 더 좋지 않아졌다. 집중적으로 난타를 당하는 경기가 적지 않다. 1경기 등판한 뒤 2군으로 내려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정 코치는 “볼이 상대 타자들에게 만만해진 것 같다. 제구력과 변화구를 통해 타이밍을 빼앗는 투수였는데, 자꾸 몰리는 볼이 많다 보니까 난타를 당하고 있다. 2군에서는 나름대로 잘하고 왔는데, 여기서는 긴 이닝을 못 가져가고 있다. 타자들이 만만하게 너무 쉽게 치고 있다”고 말했다.
성장할 수 있는 중요한 2번째 시즌이었는데 제 자리에만 머무르고 있으니 안타깝다. 정 코치는 “업그레이드가 잘 못 됐다. 작년에 그 정도 해줬으면 올해는 그것보다 잘해줄 줄 알았는데, 지금 현실은 또 그렇지가 않다. 경험이 쌓여서 작년보다 나아졌어야 했는데”하고 아쉬워했다. 지난 19일 선발로 나서면서 오랜만에 1군에 복귀했지만,
다음 차례는 다시 정성곤(20)에게로 넘어갔다. 시즌 초 선발로 활약했지만 이내 자리를 잃었던 정성곤에게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 정성곤은 박세진, 정대현 등이 돌아가면서 맡았던 자리를 채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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