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1은 쉬운 게 아니다. 이승엽의 홈런이 598에서 599가 되는데 21일이 걸렸다. 대구에서 터뜨린 홈런 폭죽은 더 오래됐다. 28일만이다. 공교롭게 모두 토요일. 올해 이승엽의 홈런을 구경할 확률이 높은 요일(7개)이다.
하지만 599에서 600이 되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4일 만이다. 이승엽은 14일 대구 한화전에서 이재우의 130km 포크를 공략, 시즌 25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600호 홈런을 날렸다. 이번에도 홈런을 외야 오른편으로 향했다. 외야석 뿐 아니라 내야석까지도 두 판을 들어 올린 관중들의 함성이 터졌다.
이승엽이 마침내 개인 프로 통산 600홈런을 달성했다. 2551경기(한국 1754경기-일본 797경기) 만에 이뤄낸 대기록이다. 한국 야구선수 가운데 그 누구도 오르지 못한 고지다. 누구보다 타인에게 겸손하면서 누구보다 자신에게 냉정했던 이승엽만이기에 가능했다. 20년 넘게 흘린 땀은 그를 배신하지 않았다.
↑ 이승엽은 14일 대구 한화전에서 개인 통산 600홈런을 달성했다. 사진(대구)=김영구 기자 |
이승엽의 홈런은 프로 3년차 1997년부터 증가했다. 속도는 경이적이었다. 1999년 54개로 한국 시즌 최다 홈런을 갈아치우더니 4년 뒤에는 2개를 더 추가해 당시 아시아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그 사이 이승엽의 통산 홈런은 100개(1999년 5월 5일 대구 현대전), 200개(2001년 6월 1일 대구 한화전), 300개(2003년 6월 22일 대구 SK전)를 차례로 돌파했다. 홈런 100개를 늘리는데 2년이면 충분했다. 그리고 모두 최연소 기록.
2004년 일본으로 건너간 그는 총 159개의 아치를 그렸다. 2006년 8월 1일 한신전에는 400홈런도 기록했다. 만 29세11개월13일로 전 세계적으로 만 서른살이 되기 전 400홈런을 친 3번째 선수가 됐다.
이승엽은 NPB리그 마지막 4시즌 동안 홈런 44개를 때리는데 그쳤다. 그러나 세월도 이승엽의 홈런은 피해갔다. 2012년 삼성 유니폼을 다시 입은 뒤 그의 홈런 페이스는 다시 빨라졌다.
유턴 당시 이승엽의 통산 홈런은 483개. 17개를 추가하는데 82경기면 됐다. 2012년 7월 29일 목동 넥센전에서 밴 헤켄을 상대로 500홈런을 쏘아 올렸다. 그리고 다시 100개를 추가하는데 4년이 걸렸다. 정확히 528경기 만이다.
이승엽은 복귀 이후 해마다 홈런 선물을 줬다. 2013년 6월 20일 문학 SK전에서
이승엽 개인 통산 600홈런은 그의 KBO리그 441번째 홈런. 내년까지 현역으로 뛰겠다고 공언한 이승엽의 홈런 기록 행진은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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