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 한국프로야구에도 '프런트 출신 감독'의 시대가 도래했다. 넥센히어로즈가 장정석 운영팀장을 신임 감독으로 임명했다.
장정석 감독은 현대유니콘스와 KIA타이거즈에서 외야수로 선수 생활을 했고, 2004년 은퇴 후에는 현대에서 프런트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넥센에서 매니저와 운영팀장을 맡다가 이번에 감독직에 올랐다.
코치 경력없이 프런트를 거쳐 감독이 됐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신 유행'이다.
↑ 제리 디포토 시애틀 단장은 에인절스 시절 부단장을 맡았던 스캇 서비스를 감독으로 택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이들은 대부분 코치 경력은 없었지만, 다른 방식으로 리더십을 증명했다. 매시니, 오스머스, 힌치는 현역 시절 포수로 뛰었다. 포수 출신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가장 선호하는 감독 후보다. 경기장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관점을 갖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매시니는 지난 2013년 월드시리즈 당시 "포수는 투수뿐만 아니라 내야, 외야 수비 전체를 바라봐야 한다.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기르기 좋다"며 포수 출신 감독의 장점에 대해 말했다.
카운셀은 내야수 출신이지만, 플로리다(1997)와 애리조나(2001)에서 두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인정을 받았다. 그가 감독으로 부임했을 당시 현지 언론은 연고지 위스콘신주 출신에 명문 노틀담대학을 졸업했고 월드시리즈 우승 경험까지 가진 그에게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프런트 출신 감독이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이유는 프런트와의 호흡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최근 프런트가 선수단 구성이나 구단 운영의 범위를 넘어서 경기 운영에까지 깊게 관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현장 경험보다는 프런트 경험이 많은 감독들이 구단 입장에서는 다스리기 편하다. 보 포터 감독과 갈등이 있었던 제프 루노우 애스트로스 단장이 힌치를 감독으로 데려온 것, 마이크 소시아 감독과 갈등 끝에 에인절스를 떠나 시애틀로 둥지를 옮긴 제리 디포토 단장이 부단장으로 함께 일했던 서비스를 데려온 사례들이 이를 잘 말해준다.
LA다저스도 지난해 돈 매팅리 감독이 팀을 떠난 이후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을 따라 프런트로 합류했던 게이브 캐플러가 유력한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됐었다. 그러나 구단주 그룹이 이에 제동을 걸었고, 결국 샌디에이고 벤치코치였던 데이브 로버츠가 감독 자리에 올랐다.
↑ 마이크 매시니는 프런트 출신 감독으로 가장 성공적인 경력을 쌓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오스머스는 부임 첫 해인 2014년 팀을 지구 우승으로 이끌었다. 2015년 74승에 그치며 한때 경질 가능성까지 제기됐지만, 이번 시즌 86승을 기록하며 시즌 막판까지 와일드카드 순위 경쟁을 벌였다. 서비스도 시애틀 감독을 맡은 첫 해 86승을 기록하며 시즌 막판까지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렸다.
지난 시즌 도중 밀워키 감독을 맡은 카운셀은 2년간 134승 165패를 기록했지만, 팀이 리빌딩 중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힌치는 2009년과 2010년 애리조나에서 89승 123패로 쓰디쓴 실패를 맛봤지만, 2014년 휴스턴 감독으로 복귀해 86승을 기록하며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모두가 성공한 것은 아니다. 벤추라는 5년의 기회가 있었지만, 375승 435패로 5할 승률을 넘기지 못하고 계약 만료 뒤 화이트삭스와 결별했다. 벤추라는 화이트삭스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경력에서 높은 점수를 얻고 감독 자리에 올랐지만, 많은 기회에도 자신의 역량을 드러내지 못했다.
최악의 경우는 지난해 마이애미 말린스 임시 감독을 맡았던 댄 제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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