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권불십년.’ 류중일 전 삼성 감독은 꿈을 이루지 못했다. 적어도 2020년까지 삼성을 이끌고 싶었던 그는 8년 만에 하차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마치고 “프로에서 2등은 비참하다”면서 1계단을 오르리라 다짐했건만, 삼성은 7계단을 하락했다. 그리고 다음 기회는 없었다.
류중일 전 감독은 2016 KBO리그의 사령탑 중 한 팀에서 가장 오랫동안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영원한 건 없다. 삼성 감독 직함은 더 이상 그의 것이 아니다. 삼성은 새 시대를 열겠다면서 류중일 전 감독 시대와 안녕을 고했다.
↑ 류중일 전 삼성 감독(왼쪽)과 김용희 전 SK 감독(오른쪽). 2017 KBO리그에선 두 감독을 만날 수 없다. 사진=MK스포츠 DB |
KBO리그는 예상대로 됐지만 예상외도 있었다. 10개 팀 감독의 운명도 그랬다. 1년이 흐른 뒤 그들의 운명도 달라졌다.
옷을 벗은 감독은 류 전 감독만이 아니다. 염경엽 전 넥센 감독, 김용희 전 SK 감독, 조범현 전 kt 감독도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무려 6명의 감독이 교체됐던 2014년 이후 최대 교체 폭이다. 지난해에는 롯데(이종운→조원우)만 감독을 바꿨다.
각기 사유는 다르나 성적 부진이 주된 이유다.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5명 중 재계약에 성공한 건 1위 두산(김태형 감독)과 2위 NC(김경문 감독)의 사령탑뿐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된 SK, 삼성, kt는 ‘최종 결정 과정’에서 교체로 가닥을 잡았다.
올해 재계약 시험의 합격률은 40%였다. 합격 비결은 만족스런 성과를 냈기 때문이다. 그에 따른 대우도 파격적으로 좋아지기 마련이다. 김태형 감독과 김경문 감독 모두 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의 3년 계약을 했다. KBO리그 감독 최고 연봉이다.
두산 왕조의 기틀을 다진 김태형 감독은 초보 딱지를 뗐다. 2년 연속 각종 시상식의 감독상은 온전히 그의 차지였다. 2013년부터 KBO리그에 참여해 단기간 내 강팀으로 성장한 NC도 곧 김경문 감독을 상징한다. 5년간 NC를 맡은 김경문 감독은 현역 프로야구 사령탑 중 한 구단 최장수 감독이다.
성과가 꼭 장밋빛 미래를 약속하는 건 아니다. KBO리그의 최고 반전 중 하나는 넥센의 선전이다. 염경엽 전 감독은 최하위 후보로 평가됐던 팀을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그러나 갈등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 선수단 운영을 놓고서 구단과 첨예하게 대립한 그가 떠날 건 예견됐다. 그리고 준플레이오프 탈락과 함께 물러났다. 계약기간 1년을 남겨놓고.
↑ 김성근 한화 감독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도 약속된 1년을 보장 받았다. 사진=MK스포츠 DB |
생명을 연장했지만 마지막 신뢰다. 김성근 한화 감독과 조원우 롯데 감독의 계약기간은 내년 만료된다. 재계약 시험대에 선 둘의 운명은 내년 성적에 따라 좌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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