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2017시즌 프로야구 선수로 첫 발을 내딛은 신인선수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한다. 하지만 축하와 함께 이제는 더 이상 아마추어 선수가 아닌 직업 야구선수로서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생존을 위한 경쟁에 참여하게 되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또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본인만의 강력한 무기를 만들거나 찾을 수 있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말을 당부하고 싶다.
나는 지난 13일 대전에서 열린 신인 오리엔테이션에서 2017 신인 선수들을 직접 만나 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 막상 신인 선수들 앞에 서니 예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프로에 입단했을 때의 기억이 나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사실 운동만 하던 선수들이 하루 종일 강의를 듣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날 내게 주어진 강의 시간은 50분이었고, 순서는 다섯 번째로 네 명의 강사의 강연이 끝난 다음이었기 때문에 선수들은 이미 지쳐있는 상태였다. 그 와중에 초롱초롱 빛나는 눈으로 나를 보고 있는 몇몇 선수들을 보며 혹시 내 한마디가 그들의 운명을 바꿔놓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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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KBO 신인 오리엔테이션이 13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열렸다. 올해 프로에 입단한 신인 및 육성선수 130여명은 이날 행사에 한데모여 프로선수로서 갖출 소양을 교육 받았다. 이종열 KBO 육성위원이 선수들을 대상으로 ‘프로선수가 가져야 할 매너’에 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2017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경쟁률이 9.3대1 이었다고 한다. 이는 고등학교와 대학 졸업을 앞둔 선수들을 모두 합친 경쟁률이지만 사실 초·중·고, 대학을 거치면서 중도에 탈락한 선수들까지 합치게 된다면 훨씬 더 치열한 경쟁이었을 것이다. 아직은 신인선수들이 입단해서 훈련을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름 기대와 걱정이 공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전략을 세우는 것이 효과적일까?
첫째, 진단이 필요하다. 나는 어떤 선수인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무엇을 해야 하나?내가 야수라면 힘 있는 타자인지, 컨택트형 타자인지, 수비를 강화해야 할 것인지, 도루를 해야 할 것인지 그리고 투수라면 파워 투수인지 제구력을 앞세운 투수인지, 변화구를 개발해야 할 것인지 등등 자신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해야 한다.
둘째, 검사를 해봐야 한다. 체력적인 부분 (파워, 부상, 컨디션), 기술적인 부분 (과거, 현재, 미래), 그리고 심리적인 부분 (내적, 외적)까지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체크한 후 정확한 상태를 아는 것이 필수적이다.
셋째,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 나의 강점이 무엇인지, 나의 약점이 무엇인지, 그리고 나서 강점을 키울 것인지, 약점을 보완 할 것인지 등 여러 가지 확인이 중요하다. 여기서 내가 추천하고 싶은 것은 ‘강점 키우기’이다. 약점을 고치거나 보완하는 것보다 강점을 키우는 게 확률적으로 높은 경우를 종종 봐왔기 때문에 선수가 가지고 있는 강점이 확인 됐다면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키우는 것을 권한다.
넷째, 최종 결정을 해야 한다. 결정은 내가 신뢰할 수 있는 코치님들의 조언을 듣고 본인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래야 후회도 없고 힘들 때 좌절하지 않고 밀고 나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
이렇게 단단하게 준비를 해도 프로야구 선수가 되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인지한 뒤, 훈련이나 경기를 하는 ‘전략’을 세운다면 달라질 것이다. 분명 기량 향상 속도에서 분명한 차이를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