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예의주시’의 의미는 단단히 마음먹고 잘 본다는 것이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이대호(35)를 향하는 자세가 바로 그렇다. 하지만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롯데의 소극적 자세로 인해 사실상 전력 보강없이 오프시즌을 마무리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롯데의 오프시즌 행보는 조용하다. 집토끼 황재균의 잔류를 위해 움직였지만, 결과는 꿈을 좇아 메이저리그에 도전을 선언하는 황재균이 잘 되기를 바란다는 응원이었다. 외국인 선수 구성은 모두 마쳤지만, 올 시즌 전력에 대한 확신은 하기 어려운 상황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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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대호의 행선지는 어디일까. 사진=MK스포츠 DB |
일단 흘러가는 상황은 롯데 복귀 쪽보다는 미국이나 일본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상황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라쿠텐과 지바 롯데, 그리고 한신 타이거즈가 이대호에게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또 동갑내기 친구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와 한솥밥을 먹을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이 존 대니얼스 텍사스 단장이 1루수와 지명타자를 맡을 몇몇 선수에게 여전히 관심이 있다면서 이대호도 후보군 중 하나라고 전했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 구단의 경우에는 외국인 타자 영입을 서두르면서 이대호에 대한 관심이 식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와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롯데는 이대호가 국내에 돌아온 뒤 한 차례 만나 식사를 하면서 스킨십 정도를 유지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계약조건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이런 조심스러운 행보에 대해 롯데는 “(이대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아무래도 가장 걸리는 부분이 이대호의 몸값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대호의 원소속팀인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3년 18억엔(약 186억 원)을 제시한 바 있다. KBO리그는 이번 FA시장에서 최형우(34·KIA타이거즈)가 4년 총액 100억원에 계약하며 100억원 유리천장이 깨졌다. 이미 롯데는 이대호가 FA자격을 얻어 일본에 진출한 2011년 겨울 100억원대 계약을 제시한 바 있다. 롯데가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문제이라는 것이다. 롯데 조원우 감독도 “구단에 이대호를 영입해달라고 말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의 자세가 너무 소극적이지 않냐는 지적도 있긴 하다. 한 해설위원은 “과연 롯데가 이대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는지는 짚어봐야 할 문제”라며 “이대호의 국내 복귀설이 나왔을 때, 주된 이유가 오랜 해외생활에 지친 가족이었다. 감성적으로 접근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더구나 롯데는 2010시즌 후 FA자격을 앞둔 이대호와 7000만원(당시 이대호 연봉 요구액 7억원-구단 제시액 6억3000만원) 때문에 연봉조정까지 간 불편한 기억이 있다. 이 전문가는 “7000만원이 큰 돈이긴 하지만, 당시 구단의 행보가 통 크다는 인상을
먼저 나서 협상을 주도할 수 없는 롯데의 입장도 있지만, 이대호에 대한 롯데의 예의주시는 아쉬움이 없다고도 할 수 없는 상황이긴 하다. 과연 이대호를 둘러싼 롯데의 이번 겨울은 어떤 결과로 끝을 맺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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