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공항) 이상철 기자] 박시영(28·롯데)은 프로 데뷔 8년 만에 존재감을 알렸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모든 걸 다 쏟아 불태웠던 그는 충전이 완료됐다. 더욱 활활 불탈 준비는 끝났다.
박시영은 지난해 박진형(23)과 함께 롯데 마운드의 발견이었다. 2008년 프로 입단 후 빛을 보지 못했던 그는 불펜의 한 축을 맡았다. 42경기에 출전해 61⅔이닝을 소화했다. 그는 5월 이후 그토록 이름을 올리기 힘들었던 1군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았다.
프로 데뷔 첫 승도 거뒀다. 지난해 7월 9일 사직 LG전에 11회 구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뒤 황재균(30)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투수가 됐다. 45일 후 첫 선발승(8월 23일 울산 kt전)을 거뒀으나 첫 승만큼의 짜릿함과 비교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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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2군 캠프를 떠났던 박시영은 2017년 1군 캠프에 합류했다. 사진(인천공항)=천정환 기자 |
스프링캠프는 5번째다. 하지만 그는 매번 시즌 개막을 2군에서 했다. 기회를 부여잡지 못했다. 이번에는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그는 아직 붙박이가 아니다.
박시영은 “미국 애리조나 캠프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운동하러 가는 것이니 크게 다를 게 없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잘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해야 한다”라며 스스로를 채찍질 했다.
지난해 두 차례 선발 등판 경기에서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하며 가능성도 보였지만 보직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 지금 그의 목표는 오로지 개막 1군 엔트리 포함이다.
박시영은 책임감도 커졌다. 1달 전 새 신랑이 됐다. 아내 이유정씨(28)는 박시영이 오랜 무명 시절에도 그 옆에 있었다. 가장이 된 그는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박시영은 “오랜 연애 끝에 결혼했는데 많은 게 좋다. 그러나 내가 (가장으로)잘 해야 한다는 목표의식이 생겼다. 오랫동안 기다려줬다. 고마운 아내를 위해서도 잘 해야 한다. 자신감도 붙었다”라고 말했다.
남들보다 많은 게 늦었다. 그러나 먼 훗날 박시영의 야구인생을 되돌아봤을 때 결코 늦지 않았을 수 있다. 박시영은 “야구는 활동기간이 정해지지 않았다. 내일 당장 그만둘 수도 있지만 10년을 더 할 수 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더 늦지 않은 게 다행이다. 1군에서 활동하면서 야구가 정말 재미있고 즐겁다. 내가 그 동안 생각하고 꿈꿔왔던 야구를 하고 있다”라며 웃었다.
박시영이라는 이름을 알렸지만 그가 슈퍼스타는 아니다. 아직도 부산 시내를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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