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의 라이벌이었던 일본 피겨선수 아사다 마오(27·淺田眞央)가 은퇴를 선언했다.
아사다는 10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피겨 스케이트 선수로서 끝내려고 한다"며 "앞으로 새로운 꿈과 목표를 발견하고 미소를 잃지 않고 전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사다는 5살의 나이에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해 21살인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은메달을 땄다. 당시 금메달은 한국의 김연아였다.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항상 나란히 순위를 다투는 라이벌로 성장했다.
아사다는 일본 빙상연맹의 유소년 발굴 시스템인 '노베야마 합숙' 출신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 성장했다. 이 시스템을 통해 배출된 최고의 선수로 꼽힌 아사다는 여자 선수 최초로 트리플악셀을 성공시키며 각종 주니어 대회를 휩쓸었다. 한국의 김연아도 아사다와 같은 5살에 피겨스케이트를 시작했으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착실히 성장했다. 두 사람은 세계주니어 선수권에서 한 차례씩 우승과 준우승을 주고 받았다.
시니어 대회로 오면서 아사다는 김연아를 넘지 못했다. 아사다가 먼저 유명해졌고 먼저 성공했지만 김연아의 등장으로 2인자로 밀려난 것이다. 세계선수권에선 3번이나 우승했지만 가장 큰 무대인 올림픽 금메달은 따지 못했다. 처음 출전한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김연아에 밀려 은메달에 머물렀다.
아사다는 이후 어머니의 죽음을 경험했다. 그의 어머니는 2011년 11월 지병인 간경변으로 사망했다. 당시 캐나다 퀘벡에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을 준비하던 중 아사다는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대회를 포기했다. 그는 급히 귀국했으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
아사다와 김연아는 이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다시 맞붙었다. 김연아는 러시아 자국 선수로서 우호적인 판정을 받은 아델리나 소트니코바에게 금메달을 뺏겨 은메달에 그쳤다. 아사다는 6위를 기록하며 메달권에도 들지도 못했다. 마지막으로 출전하는 올림픽이 된 소치 올림픽에서 두 사람 모두 개인적인 아쉬움을 남긴 셈이다. 특히 아사다는 단체전에서도, 개인전에서도 쇼트프로그램 첫 점프 트리플악셀에 실패하며 엉덩방아를 찧으며 중압감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빙판 위에서 경쟁하는 두 사람이지만 인터뷰에서는 늘 서로를 훌륭한 선수이자 좋은 라이벌이라고 평했다. 소치 올림픽 프리스케이팅 경기 이후 인터뷰에서 아사다는 "김연아는 정말 훌륭한 선수"라며 "주니어 시절부터 같은 아시아인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는데 이점이 내가 성장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는 "힘든 점도 있었다"면서도 "스케이팅 인생에서 하나의 좋은 추억으로 생각한다"고 회고했다.
김연아도 "우리 둘처럼 그렇게 꾸준히 비교당하고 함께 경기한 선수들은 별로 없을 것"이라면서 라이벌 구도를 인정했다. 김연아는 당시 대회 내내 중압감을 느낀 아사다가 프리스케이팅 마지막 순간에 울먹인 점을 언급하며 "아사다가 울먹일 때 나도 울컥했다"고 말했다. 그는 "아사다는 일본에서, 나는 한국에서 가장
이후 김연아는 은퇴를 선언했으나 아사다는 계속해서 다음 대회를 준비했다. 아사다는 2014년 은퇴한 김연아보다 3년 더 빙판 위에 남았고 마침내 2017년 은퇴를 선언했다.
[디지털뉴스국 배동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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