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혹시 모를 2%의 가능성 때문일까. 조원우 감독과의 재계약을 둘러싼 롯데 자이언츠의 비시즌 행보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급기야 김성근 전 한화 이글스 감독을 모셔오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비시즌 대처가 느린 롯데 구단이 자초한 현실이다.
지난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 이후 열흘이 지났다. 롯데는 NC에 0-9로 패하며 5년 만에 진출한 가을야구를 마쳤다. 포스트시즌에서의 탈락으로 롯데는 오프시즌 체제로 전환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롯데는 쉼표 모드다. 오프시즌 롯데는 산적한 과제들이 많다. 내부 FA만 해도 차고 넘친다. 그러나 가장 시급한 문제는 감독 재계약 문제다. 준플레이오프 5차전을 끝으로 롯데와 조원우 감독 간의 2년 계약기간은 끝났다. 가을야구 탈락 후 열흘 동안 롯데는 감독 재계약과 관련해 아무런 제스처를 취하고 있지 않다. 조 감독으로 계속 갈 것이냐, 아니면 새 감독 선임이냐에 대해 묵묵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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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2차전"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에서 롯데가 3안타만 치고도 1-0 승리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롯데 마무리 손승락이 경기를 마무리 짓고 조원우 감독에게 PS 첫 승리 기념구를 전달하고 있다. 내년에도 이런 장면을 볼 수 있을까. 사진=김영구 기자 |
그러나 지금 당장 재계약 발표를 한다고 해도, 조원우 감독의 자존심에는 생채기가 생겼다. 롯데가 질질 끌면서 “간을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롯데 구단에서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재계약 문제가 뒤로 밀렸다”라고 변명을 내놨지만, 구단이 바라보는 조 감독에 대한 신뢰나 기대치가 높지 않다는 얘기기도 하다. 감독 재계약과 관련해 최종적으로는 모그룹의 재가도 받아야 하는데, 이런 프로세스까지 감안한다 해도 일처리가 너무 늦었다.
롯데가 뭉그적거리면서 별의 별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게 “김성근 감독을 모셔오자”는 얘기다. 이에 대해서도 팬들의 여론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물론 현실가능성이 떨어지는 시나리오다. 프런트 입김이 센 롯데 구단이 자기 목소리가 크고, 다루기 까다로운 거물인 김성근 감독을 선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70대 후반으로 고령인 나이도 걸린다. 더구나 지난 3년 여간 한화에서의 실패가 결정적이다. 이제 김성근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은 성적이 나지 않는 팀을 구원할 지도자라기보다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구시대적 지도자로 바
이런 억측까지 나오게 자초한 롯데 구단의 비시즌 행보가 아쉽다. 강민호·손아섭·문규현·최준석 등 내부 FA 집안 단속도 잘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롯데의 비시즌 첫 단추부터 매끄럽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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