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러시아 평창 참가 불허, "모욕적인 조치… 절름발이 올림픽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5일 국가 주도의 도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 국가 선수단의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금지하고 개인 자격 출전만 허용하는 결정을 내린 데 대해 러시아는 "모욕적인 조치"라고 반발했습니다.
러시아 올림픽 당국은 그러나 IOC의 결정을 받아들여 개인 자격 출전을 허용할지에 대해서는 추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위원장 알렉산드르 쥬코프는 이날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 집행이사회에서 연설하며 "자국을 대표할 수 없도록 금지하는 조치는 올림픽 운동의 본질에 반하며 올림픽의 틀을 크게 벗어나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선수들에 의해 절대 용납될 수 없고 철저하게 모욕적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 하원 스포츠·관광·청소년 위원회 부위원장 발레리 가즈자예프도 IOC의 결정에 대해 "정치적 도발"이라고 비난하면서 "중립국 국기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은 러시아와 러시아 선수들에 대한 모욕이기 때문에 허용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러시아의 여자장대높이뛰기 스타 옐레나 이신바예바는 "러시아가 빠진 올림픽은 절름발이 올림픽"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러시아 최대 관영 미디어 그룹 VGTRK는 러시아 선수단이 참여하지 않는 올림픽을 중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러시아가 평창올림픽을 보이콧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쥬코프 ROC 위원장은 로잔 회의 뒤 "IOC가 모든 '깨끗한' 러시아 선수들을 모든 종목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라면서 "출전 후보 선수들과 코치, 개별 종목 협회 대표 등이 참석하는 올림픽 회의에서 개인 자격 출전 문제를 논의할 것이며 여기서 올림픽 참가조건에 대한 최종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유보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ROC는 오는 12일 올림픽 회의를 열 예정입니다.
쥬코프의 이 같은 입장은 앞서 "우리 선수들이 러시아 국기를 달 수 없는 대회에는 출전하지 않을 것"이라며 IOC의 개인 자격 출전 결정 시 평창올림픽 보이콧을 시사했던 기존 태도보다는 상당히 누그러진 것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지난 10월 러시아 선수단의 출전 금지나 개인 자격 출전 허용 모두 러시아에 대한 모욕이라며 올림픽 보이콧을 시사한 바 있습니다.
알렉산드르 주브코프 러시아 볼슬레이 연맹 회장도 IOC 결정에 대해 "예상했던 결과"라면서 "이제 선수들이 스스로 올림픽에 출전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연맹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의 유력한 우승 후보로 직접 로잔 회의에 참석했던 러시아 '피겨요정'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는 '개인 자격으로 출전할 것인가'란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질문을 하기엔 아직 이르다"면서 "최선을 다해 준비를 계속하겠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