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NC다이노스와 LG트윈스의 팀간 12차전은 4시간 27분만에 끝났다.
연장 10회까지 치르면서 경기 시간이 길어졌지만, 사실 그렇게 길게 할 경기는 아니었다. 이날 경기가 막판에 혼탁하게 흘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선수들이 서 있었다.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LG전의 승리는 연장 10회 혈투 끝에 NC가 13-6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NC는 4연패에서 탈출했다. 반면 LG는 3연패에 빠졌다. 하향세 흐름인 LG다.
LG입장에서는 충격적인 패배였다. 일단 역전패였다. LG는 8회까지 4-3으로 앞서고 있었다. 문제는 9회였다. 6회까지 3실점으로 버틴 선발 타일러 윌슨에 이어 신정락과 진해수-김지용이 무실점 릴레이를 펼쳤다. 9회 마무리 정찬헌이 깔끔하게 막아주면 2연패에서 탈출하는 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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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트윈스 오지환은 3일 잠실 NC다이노스전에서 9회초 결정적인 실책을 범했다. 이로써 오지환은 실책 11개로 롯데 앤디 번즈와 함께 실책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사진=MK스포츠 DB |
그 다음부터가 꼬이기 시작했다. 1루 베이스커버를 들어가려 했던 2루수 정주현이 역동작에 걸렸다. 황급히 2루로 돌아왔지만 오지환과 호흡이 맞지 않았다. 오지환은 2루에 들어오는 정주현을 한 박자 기다렸다가 가볍게 송구했으나 살짝 빗나갔고 중심이 무너진 정주현도 공을 정확히 잡을 수 없었다. 최소한 아웃카운트 하나는 올라가야 했을 상황이 무사 만루로 돌변했다. 기록은 오지환의 실책이었다.
다행히 무사 만루에서 정찬헌은 윤수강에게 2루 땅볼을 유도했다.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4-2-3 병살. 하지만 정주현이 공을 한 차례 더듬어 3루 주자를 홈에서 포스 아웃시킬 기회를 놓쳤다. 1루 주자도 포스 아웃 상황이었지만 정주현은 1루에 송구해 타자 주자부터 잡았다. 3루 주자 김성욱이 이미 득점해 4-4 동점은 어쩔 수 없다지만, 런다운에 걸린 1루주자 권희동을 살려보낸 게 결정적 장면이었다. 1루수 김현수는 권희동을 2루에 몰아갔다. 3루 주자 이상호를 신경 쓰느라 2루에 공을 던지 못했고, 결국 헤드퍼스트슬라이딩으로 들어간 권희동은 넉넉히 세이프됐다. 기록상 실책은 아니었지만, 실책성 플레이로 보기에는 출분했다. 결국 계속된 1사 2,3루 위기에서 정찬헌은 손시헌에게 2타점 좌중간 적시타를 맞고 무너졌다.
LG도 9회말 2점을 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NC도 9회말 마무리 이민호가 올라왔지만, 선두타자 유강남에 2루타 대타 서상우에 안타를 맞고,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이형종의 내야안타로 5-6, 1점차에 무사 1,2루 찬스가 계속됐다. 여기서 LG의 주루 미스가 나왔다. 오지환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는데, 1루주자 이형종이 2루까지 갔다가 귀루하지 못하면서 일이 커졌다. 2루 대주자로 들어간 신인 문성주까지 런다운에 걸렸고, 이형종이 2루까지 들어갔지만, 2루와 3루 사이에서 문성주가 죽었다. 순식간에 끝내기 찬스는 2사 2루로 바뀌었다. 다만 박용택의 적시타로 6-6 동점은 만들었다. 이후 김현수가 2루 쪽 평범한 타구를 날렸는데, NC 2루수 박민우가 뒤로 흘리는 실책을 범했다. 채은성이 3루수 땅볼로 아웃되면서 연장으로 흘러갔고, NC가 10회초 대거 7점을 뽑으며 쉽게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
문제는 이제 한달 보름 정도 남은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집중력이었다. 9회초 1점을 지키지 못한 LG마무리 정찬헌은 아시안게임대표로 선발된 투수다. 비록 수비 실책이 끼어 있었긴 하지만, 선두타자에 안타를 내주고 후속타자를 볼넷으로 내보낸 부분은 불안했다. 정찬헌은 17세이브로 이 부문 2위에 올라있지만, 5블론세이브로 이 부문에서는 공동 1위에 올라있다. 물론 결정적인 위기는 실책으로 더 커졌다. 역시 실책을 범한 오지환 역시 자카르타행 티켓을 거머쥔 대표선수다. 이전부터 실책으로 경기를 지배한다는 평가가 많았던 오지환이고, 이날 실책으로 올 시즌 11번째 실책을 기록하면서 롯데 앤디 번즈와 함께 실책 부문 1위로 올라섰다. 선발 때부터 논란의 주인공이었던 오지환이기에 이날 실책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꽤 늘었다.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지만, 런다운 플레이에 실패한 김현수도 선동열호의 핵심멤버다. 다만 김현수는 아시안게임에서 외야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도 마땅한 백업 1루수가 없는 상황에서 대표팀 주전 1루수 박병호(넥센)이 빠지면 김현수가 1루를 지켜야 하기에 런다운 플레이 실패는 불안감을 줄 수밖에 없다.
9회말 실책을 저지른 박민우도 아시안게임 대표다. 비록 동점 이후 실책을 했고, 결과적으로 승부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지만, 동점 이후 실책하는 장면은 집중력이 떨어졌기에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아시안게임이 한 달 보름 정도 남았기에 선수들의 컨디션 유지 문제가 최대 관건이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도 가장 우려하는 부분 중 하나가 컨디션과 경기력 유지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발생하는 대표팀 멤버들의 실책이나 본헤드플레이 하나하나가 선 감독 입장에서는 눈에 밟힐 수밖에 없다.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이 열리는 자카르타는 한국보다 훨씬 덥고,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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