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아무 일도 없었단 듯 마운드에 오른 그는 며칠 전 부상을 당했단 선수란 사실을 잊게 할 만큼 투혼을 펼쳤다. 그리고 마운드에 내려오면서는 실책을 저지른 후배 선수에게 박수와 함께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30)의 2018시즌은 그렇게 끝이 났다.
KIA의 가을이 단 한 경기 만에 끝났다. 양현종의 가을도 짧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마지막 순간을 장식하며 환호했던 그였지만 이번에는 씁쓸한 뒷모습으로 팀의 탈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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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현종(사진)이 2018시즌도 팀 에이스로서 제몫을 다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포스트시즌 등판은 어려워보였다. 팬들은 물론 야구관계자들도 등판이 쉽지 않다 여겼다. 그런데 KIA가 가까스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며 분위기는 뒤바뀌었다. 김기태 감독은 조심스러워했지만 양현종은 불펜피칭을 소화하는 등 열정을 보였고 이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등판으로 이어졌다.
우려의 시각은 1회부터 기우에 그쳤다. 양현종은 시원시원한 피칭을 펼치며 초중반 경기를 주도했다. 양현종의 호투 속 KIA도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에이스는 에이스였다.
하지만 5회말, 악몽의 시간이 찾아왔다. 여러 상황이 그를 돕지 못했다. 결국 5회를 넘기지 못했다. 양현종의 2018시즌은 그렇게 다소 갑작스럽고 당황스럽게 종료되고 말았다.
올 시즌 양현종은 지난해와는 다른 의미로 찬사 받고 또 인정받았다. 리그를 호령한 작년만큼의 성적은 기록하지 못했지만 악조건을 이겨내고 꿋꿋이 로테이션을 지켜내는 등 에이스로서 솔선수범 역할을 했다. 한창 더울 때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뽑혀 첫 경기, 결승전에 등판 한국대표팀의 운명과 함께 했다. 비판도 같이 받고 금메달도 함께 수확했다. 부정적 시선에 속상해했지만 돌아온 후에도 자신의 역할에는 흔들림 없었다.
그렇게 양현종은 올 29경기에 선발 등판 13승 11패 평균자책점 4.15, 184⅓이닝을 던졌다.
KIA의 마지막은 아쉬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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