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광장이 또 피로 물들었습니다.
지난달 초 쫓겨난 무르시 전 대통령의 지지세력이 시위에 나섰고, 과도 정부군이 총으로 진압해 수백 명이 사망했습니다.
먼저 이혁준 기자가 참혹한 유혈 진압 현장을 전해 드립니다.
【 기자 】
이집트 카이로 거리 곳곳이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취재 도중 사망한 기자가 찍은 영상에서는 성난 시위대와 이를 막기 위해 출동한 군경 사이에 유혈 충돌이 벌어집니다.
시위가 격렬했던 카이로 라바 광장과 카이로대학 앞 나흐다 광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시위대는 아예 경찰차를 다리 위에서 밀어 떨어트리기까지 합니다.
비상사태까지 선포한 이집트 과도 정부도 이성을 잃었습니다.
강제해산에 나서면서 무차별 발포한 겁니다.
▶ 인터뷰 : 카이로 시민
- "수많은 저격수가 여기저기 배치됐고, 광장뿐 아니라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까지 쏘기 시작했어요."
이집트 정부가 집계한 사망자만 최소 638명, 부상자는 4천 명이 넘습니다.
하지만, 시위대의 주축인 무슬림형제단은 2,600명이 숨졌다고 주장하는 상황.
최악의 참사가 벌어졌지만, 과도 정부에 저항하며 무르시 전 대통령의 복귀를 주장하는 무슬림형제단의 시위는 더 과격해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무슬림형제단원
- "통행금지에 굴하지 않고, 집회를 계속할 겁니다. 과도 정부는 불법이고, 몰아내야 합니다. "
이집트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우리 정부도 대응에 나섰습니다.
카이로에 있는 국내 기업들의 사무실 폐쇄 조치를 내렸고, 1천여 교민 피해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혁준입니다.
영상편집: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