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유럽중앙은행(ECB) 새 청사 개관식에 블록큐파이(Blockupy)라는 시위대가 등장했다. 경찰 추산으로 3500명, 시위 주최 측 추산 7000명이 모인 시위대는 경찰과 충돌해 경찰차 7대가 불타고 경찰관과 시위자 각각 90명과 100명 가량이 부상을 입었다. 시위대에서 350명이 연행되고 5명은 구속됐다. 시위대는 유리창을 깨고 돌을 던지는 등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블록큐파이는 유럽전역의 90개 단체의 연합조직이다. 세계화와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운동단체인 아탁(Attac), 독일극좌정당으로 국회에도 진출한 디링케, 200만 조합원을 가진 독일 2대 노조단체인 베르디가 포함되어 있다. 심지어 그리스에서 집권한 급진좌파정당인 시리자, 스페인에서 높은 지지도를 얻고있는 포데모스 등도 포함되어있다. 이들은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를 통해 자본주의와 싸운다는 강령을 가지고 있다. 공통적으로 긴축재정과 복지삭감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위대는 ECB가 국민들이 아니라 은행들의 이익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블록큐파이가 ECB를 공격대상으로 삼은 것은 번짓수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있다. ECB는 긴축재정과 복지삭감을 결정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그마르 가브리엘 독일 사민당 당수는 “ECB를 공격 대상으로 삼는 것은 지적인 실수”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ECB는 양적완화를 통해 남유럽 국가와 그리스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있기 때문이다.
블록큐파이의 시위가 그리스 문제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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