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설치미술가이자 인권운동가 아이웨이웨이(艾未未)가 글로벌 장난감 업체인 레고의 블록을 작품에 쓰려고 대량으로 주문했으나 레고가 판매를 거부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 상하이에 레고랜드 설립을 앞두고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는 레고측의 속내가 담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26일 호주 ABC방송에 따르면 최근 아이웨이웨이는 오는 12월 호주 멜버른의 ‘빅토리아 내셔널 갤러리(이하 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레고 블록을 이용한 작품을 공개하기로 하고 레고 측에 물량을 대량 주문했다. 아이웨이웨이는 레고 블록들을 이용해 방 하나 크기의 설치 미술을 계획하고 있었으며 이 작품을 통해 인권과 표현의 자유를 위해 활동하는 호주 활동가들을 부각시킬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이웨이웨이는 지난 23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레고가 문화와 정치적 측면에서 영향력 있는 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그들이 표방하는 가치는 미심쩍은 면이 많다”며 “예술가에게 제품 판매를 거부하는 것은 검열이자 차별 행위”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그는 또 “이번 레고의 판매 거절 조치는 영국 업체 멀린 엔터테인먼트그룹이 지난 21일 중국 상하이에 레고랜드를 세우기로 했다는 발표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레고 측은 “한 개인이 자신의 프로젝트를 위해 스스로 블록을 구해 작업하는 것은 상관이 없지만, 회사 입
레고의 판매 거부 소식이 전해지자 SNS(소셜네트워크소비스)에서는 아이웨이웨이가 구상한 작품을 끝낼 수 있도록 그에게 레고 블록들을 보내겠다는 제안이 쏟아지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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