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잇따라 참혹한 테러를 자행하고 있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번에는 프랑스 역사상 최악의 테러를 자행하면서 연쇄 테러 배경을 놓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IS는 파리 테러외에도 지난달부터 전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초대형 테러만행을 저질렀다. 지난달 10일 터키 앙카라역에서 자살폭탄테러를 자행, 102명의 인명을 살상했다. 지난달 31일에는 이집트 시나이반도에서 러시아로 향하던 여객기내에 설치된 폭탄이 폭발해 탑승자 224명 전원이 숨졌다. 여객기 추락후 IS이집트 지부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일에는 레바논 베이루트와 이라크에서 연쇄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 수백명을 살상했다. 이번 파리 테러를 포함하면 최근 한달간 IS의 테러로 5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실 서방에서 직접적으로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테러를 하는 것은 2001년 9.11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의 주특기 였지 IS의 것은 아니었다. IS 는 시리아와 이라크를 중심으로 주변 무슬림 국가들을 공격해 영토를 확장하는 전략을 펼쳐왔다. IS가 서방에서 악명을 떨치게된 것도 직접 서방국가에서 대형 테러를 저질러서가 아니라 인질로 붙잡은 서방국가 국민들을 잔인하게 참수하면서였다. 서방에서 테러를 할때도 자신들이 직접 수행하기 보다는 ‘외로운 늑대’를 유혹해서 간접적으로 실행하게 만드는 식이었다. 지난 1월 발생한 샤를리 에브도 테러의 경우, IS가 아닌 IS의 추종자가 벌인 일이었다. 그런데 이처럼 대형 테러를 직접 자행하면서 IS가 알카에다를 모방해 불특정다수에 대한 테러로 전략을 바꾼 것이 아닌가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파리 테러가 IS의 기존 전략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파리 테러 주범이 IS가 아니라 알카에다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IS의 역사를 엮은 책을 펴낸 윌 맥칸츠는 “만약 레바논, 이집트, 파리 테러가 모두 IS 지도부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면 IS의 전략에 중요한 변화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카에다와 성전(지하드)을 두고 경쟁관계에 있는 IS가 경쟁적으로 서방국에서 대형테러를 감행하는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테러공포가 급격히 확산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IS로 하여금 서방을 대상으로 한 잔혹한 테러를 감행하도록 만들었을까. 일단 미국을 중심으로한 서방의 IS,세력에 대한 전투기 공습으로 시리아와 이라크 지역에서 영토확장이 지연되는 등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각) 이라크 쿠르드족 민병대가 IS 주요 요충지인 신자르를 1년 3개월만에 탈환하고 해방을 선언했다. 최근 IS 영토는 더 이상 늘어나지 못하고 오히려 줄어드는 모습이다. 또 최근에는 ‘지하디 존’으로 알려진 IS의 인질참수 담당자 영국인 모함메드 엠와지도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었다. 지난 12일만 해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ABC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IS를 통제하고 있고 IS의 힘이 더 강해지지 않고 있다”고 말하는 등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9월부터 러시아가 공습에 참여하면서 IS는 더 심각한 위기에 몰렸다. 시리아 내부 정보력을 가진 아사드 정권과 러시아가 효과적으로 IS의 거점을 타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위기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방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택했다는 것. 무슬림 인구가 많고 반 무슬림 정서가 강해지고 있는 유럽에서 충격적인 테러를 자행하면서 유럽과 중동에서 성전에 참여할 인재들을 끌어모으고 경쟁자인 알카에다를 완전히 따돌리겠다는 것이다. 점령한 땅에서 나오는 석유와 가스는 IS가 테러를 자행할 수 있는 부의 원천이
[이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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