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공개한 외교·안보 정책기조 초안은 절반 가까이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공약을 비판하는데 할애하며 본격적인 대선전을 예고했다. 민주당 정책기조 초안은 한·미 동맹과 대북정책에 있어 트럼프와 완벽한 대척점에 섰다. 민주당은 “아시아·태평양에서 인도양에 이르기까지 호주 일본 뉴질랜드 필리핀 한국 태국과의 동맹을 더욱 심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정부의 아시아재균형 정책의 맥락을 이어가는 동시에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방위비 부담을 강조한 트럼프 진영을 겨냥해 동맹의 중요성을 경시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방위비 분담금을 늘리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는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서도 명시적으로 비판했다. 대북정책에 있어서는 ‘김정은과 대화할 수 있다’는 트럼프를 비판하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트럼프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미치광이’이라고 비판하면서도 북핵 문제에 대해 북한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그러나 북한을 지구상에서 ‘가학적 독재자’가 통치하는 가장 억압적 정권이라고 규정하고 “북한이 그동안 몇 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했고, 지금은 미국 본토를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기 위한 능력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려고 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또 “미국과 동맹을 보호하고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도록 중국을 압박하는 동시에 북한이 불법적인 핵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선택의 폭을 좁혀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선정책 기조 초안 공개를 시작으로 힐러리의 트럼프에 대한 파상공세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힐러리는 오는 5일 오바마 대통령과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공동유세에 나서 트럼프에 대한 비판을 고조시킬 방침이다. 이어 6일 파산한 트럼프 소유 카지노가 소재한 뉴저지 애틀랜틱시티에서 유세를 하고 트럼프를 실패한 경영자로 몰아갈 예정이다. 또 8일에는 조 바이든 부통령과 펜실베니아에서 공동 유세에 나서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이메일 스캔들과 브렉시트 여파 등이 트럼프에 유리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과 달리 최근 힐러리에 대한 여론 지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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