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7일 자체개발한 7번째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11호’ 발사에 성공했다. 오는 19일 실험용 우주정거장 ‘톈궁(天宮) 2호’와 도킹에 성공하면 미국, 러시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우주기술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선저우 11호는 이날 오전 7시 30분(현지시간) 간쑤성 주취안위성발사센터에서 창정 2호 FY11 로켓에 탑재돼 우주 공간을 향해 발사됐다. CCTV 등 주요 관영매체들이 생중계한 가운데 선저우 11호가 발사 9분여 뒤에 로켓과 분리된 뒤 예정된 우주 궤도에 진입하자 중국 당국은 발사 성공을 선언했다. 선저우 11호는 이틀간 독립적으로 우주에서 비행한 뒤 지난달 15일 먼저 발사된 톈궁2호와 도킹할 예정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이날 오전 축전을 보내 선저우 11호의 성공적인 발사를 격려하는 등 중국 전역이 ‘우주굴기’에 환호했다. 시 주석은 축전에서 “이번 발사에 참여한 모든 연구원과 우주비행사들에게 박수를 보낸다”며 “우주비행사들의 장기간 우주체류는 중국 우주개발 프로젝트의 중대한 진전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선저우11호에 탑승한 징하이펑(50)과 천둥(38) 등 2명의 우주인은 국민적 영웅으로 부상했다. 30일간의 우주체류는 중국 우주개발 역사에서 최장기간이고, 징하이펑은 중국 우주인 가운데 처음으로 세번째 우주공간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는 특히 이번 우주체류 기간 자신의 51번째 생일을 맞게된다. 징하이펑과 마찬가지로 중국 공군 출신인 천둥은 지난 2010년 우주비행사로 선발돼 6년간의 훈련을 거쳤다.
이들은 실험실과 거주공간 등으로 이뤄진 톈궁2호에 머물면서 우주인의 생활, 작업, 건강유지 등 체류를 위한 각종 실험과 함께 우주의학, 공간과학실험, 공간응용기술 등의 실험을 수행하게 된다. 운동기구를 이용해 건강을 유지하고, 가족들과 화상통화도 할 수 있다. 선저우11호에는 한달을 버티기 위한 우주식만 100여가지가 실렸다.
환구시보는 17일 우주개발 전문가를 인용해 올해 중국의 우주발사 프로젝트가 처음으로 연간 20건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의 우주개발 예산은 아직 미국의 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양적인 면에서는 중국의 우주개발이 미국에 필적하는 수준으로 성장한 셈이다. 미국은 지난 2013년 19차례의 우주발사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중국은 지난 1999년 선저우 1호 발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0차례 우주선을 발사했다. 1∼4호는 우주인이 탑승하지 않았고, 2003년 발사된 선저우 5호에 중국 최초의 우주인 양리웨이가 탑승했다. 지금까지 배출한 10명의 우주인 가운데 6명이 중국군 장성으로 승진해 근무하고 있다.
중국이 우주개발에 국력을 기울이는 것은 우주공간에서도 명실상부한 강대국으로 인정받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있다. 시진핑 정부는 과거 정권들과 달리 대외적으로 국력을 과시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중국 주도 최초의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설립하고, 2차대전 전승 70주년 국제열병식을 개최한게 대표적 사례다. 그동안 미국과 러시아가 독점하다시피한 유인우주선 발사는 중국이 경제력뿐 아니라 기술력에서도 미국에 필적하는 강대국이 됐음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이벤트다.
이에 반해 미국 정부는 현재 유인 우주선 발사 프로젝트를 전면 중단하고 민간개발에 의존하는 상태다. 2011년 재정난을 이유로 마지막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를 퇴역시킨 이후 러시아 우주선에 의지하고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2012년 7월 미국 우주인을 러시아 소유즈호에 싣고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운송하는 계약을 맺었지만 ISS에 보내는 우주인 한 명당 평균 7000만달러(약 828억원)라는 거금을 지불해야하는 부담이 있었다. 이에 NASA는 자국 민간 항공우주개발회사인 보잉과 스페이스X를 차세대 유인우주왕복선 개발 업체로 선정하고 공동개발을 추진해왔다.
선저우 11호의 발사와 우주정거장 도킹 실험이 성공하면 중국의 ‘우주굴기’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중국은 2018년 우주정거장 건설에 필요한 실험용 핵심 모듈을 발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 서울 = 박의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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