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며 딸을 산채로 침대에 묶고 화형 시킨 어머니가 사형을 선고 받았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CNN에 따르면 파키스탄 라호르 특별법원은 딸 지나트 라피크를 침대에 묶고 불태워 죽인 어머니 파르빈 비비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옆에서 살인을 도운 오빠 아니스 라피크는 종신형을 받았다.
지난해 6월 라피크는 결혼을 반대하는 가족을 피해 사귀던 남자친구 하산 칸과 도망 나와 법원에 혼인 신고를 하고 살림을 차렸다.
그러나 라피크는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려 주겠다는 어머니의 거짓말에 속아 친정에 갔다가 잔인하게 살해당했다.
경찰 조사 결과 라피크는 죽기 전 목이 졸리는 등 고문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웃 주민들은 "비명 소리를 들었지만 가족들이 집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고 증언했다.
현장에서 검거된 비비는 경찰 조사에서 "가문에 수치를 줬기에 딸을 살해했다"면서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에서는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가족 구성원을 죽이는 '명예살인'이 주로 여성을 대상으로 빈번히 자행된다.
그럼에도 관습이란 이유로 혹은 피해자 가족으로부터 용서를 받으면 명예살인을 저지른 자들은 거의 처벌받지 않았
하지만 국제적 비난이 거세지자 파키스탄 의회는 지난해 10월 명예살인 처벌을 강화한 '반명예살인'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명예살인을 25년 이상 징역형으로 처벌하고 희생자 가족이 가해자를 용서해도 처벌을 피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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