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의 대명사인 비트코인이 입지를 위협받고 있다.
또다른 가상화폐인 이더리움(Ethereum)의 약진 때문이다.
이더리움은 인터넷에서 거래되는 블록체인(분산저장기술) 기반의 가상화폐다. 가상화폐 전문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올 2월까지만 해도 85%에 달했던 비트코인의 가상화폐 시장 점유율은 현재 45%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은 점유율을 4배 가까이로 늘렸다. 5일 기준 이더리움의 점유율은 23.5%에 달한다.
이더리움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것은 비트코인보다 한층 진화한 블록체인 기술 때문이다.
이더리움은 블록 크기가 고정된 비트코인과 달리 블록 크기가 제한돼 있지 않고, 블록이 만들어지는 주기 역시 12초로 비트코인(10분)보다 훨씬 짧다. 이 때문에 한 블록 안에 더 많은 정보를 실을 수 있고, 거래 승인도 신속하게 이뤄진다.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보험금이 자동 지급되는 식으로 인간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계약이 실행되도록 프로그래밍도 가능하다.
블룸버그는 "이더리움이 인공지능·사물인터넷과 결합한다면 각종 계약이 자동화되고, 소비자들도 가상화폐로 보다 복잡한 거래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레드 윌슨 유니온 스퀘어 벤처스 공동창업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말까지는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이 비트코인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아성을 위협하는 것은 이더리움 뿐만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금까지 출시된 가상화폐는 리플(Ripple) 등 총 740종이나 된다. 이 중 올해 발행된 가상화폐만 44종이다. 그노시스가 발행한 가상화폐 'GNO'는 지난달 1일 첫 거래를 시작한 이래 한달여 만에 가격이 4배 넘게 뛰기도 했다.
[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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