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을 전격 방문으로 북한 억류 미국인 3명의 석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과거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미국인들의 사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북한은 1968년 1월 23일 승무원 83명이 탄 미 해군 정보수집함 푸에블로호를 원산항 앞 동해상에서 나포해 승무원들을 인질로 삼고 미국측에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그해 12월 23일 길버트 우드워드 미 육군 소장이 ‘오직 승무원의 귀환을 위해서’라는 전제 하에 사과문에 서명하자 승무원 82명과 시신 1구는 판문점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건너 남쪽으로 왔습니다.
1994년 12월 강원도 휴전선 상공을 순찰하던 미군 헬기가 피격되면서 조종사 보비 홀 준위가 북한에 억류됐습니다. 리처드슨 당시 미 하원의원이 방북해 북한과 협상을 벌였고 홀 준위는 13일 만에 판문점을 통해 귀환했습니다. 다른 조종사 1명은 추락 당시 사망해 시신으로 돌아왔습니다.
1996년 8월에는 한국계 에번 헌지커 씨가 술에 취해 알몸으로 압록강을 건너 북한에 들어갔다가 간첩 혐의로 구금됐습니다. 이때도 리처드슨 주지사가 대북특사로 방북해 헌지커 씨를 데려올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과거 북한은 억류자 석방을 실질적인 북미 대화를 끌어내는 마중물로 활용해왔습니다.
특히 전직 대통령 등 미국 고위인사 방북이 이뤄진 후 미국인을 풀어주는 패턴이 되풀이되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2014년 11월 제임스 클래퍼 당시 미국 국가정보국장의 방북을 계기로 미국인 억류자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와 매튜 토드 밀러를 풀어준 적도 있습니다.
2009년 3월에는 중국계 로라 링과 한국계 유나 리 등 미국인 여기자 2명이 북-중 국경지대에서 취재 도중 북한에 억류됐습니다.
두 여기자는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고, 그 해 8월 방북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2010년 1월에는 아이잘론 말리 곰즈가 북한에 불법입국했다가 8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고 억류돼 그 해 8월 방북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함께 미국으로 귀국했습니다.
2011년 5월에는 한국계 미국인 에디 전 씨가 억류 6개월 만에 로버트 킹 특사의 방북을 계기로 별다른 형사처벌 없이 석방되기도 했습니다.
조셉 윤 전 대표는 작년 6월 방북으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을 끌어냈으나, 웜비어는 결국 혼수상태로 미국에 돌아와 숨졌습니다.
현재 북한에 억류중인 한국계 미국인 3명 중 김동철 목사는 2015년 10월 북한 함경북도 나선에서 전직 북한 군인으로부터 핵 관련 자료 등이 담긴 USB와 카메라를 넘겨받는 과정에서 체포됐습니다.
김상덕 씨는 중국 연변과기대 교수 출신으로 평양과학기술대학에 회계학 교수로 초빙돼 한 달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출국하다 지난해 4월 적대행위를 했다며 북한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김학송 씨는 2014년부터 평양과기대에서 농업기술 보급 활동 등을 하다 작년 5월 중국 단둥 자택으로 돌아가던 길에 평양역에서 붙잡혔습니다.
북한은 과거 억류자들을 석방하기 위한 조건으로 미국 정상급을 불러들임으로써 북한 지도자의 권위를 세우는 동시에 북한 측의 요구를 미국에 들이댐으로써 양보를 얻어내려는 카드로 사용해 왔습니다.
이번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방북이 억류자들을 석방하기 위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번 억류자 석방이 회담의 긍정적 결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선의를 표하는 것인지, 회담 안건에 있어 북한에 유리한 협상용 카드로 사용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 억류된 한국인 6명에 대해서 북한은 별다른 언급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