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시 서북구 백석동 1057에 공급 중인 ‘천안 마치 에비뉴’ 사업부지(대지면적 총 3만1479㎡) 모습. 4개 필지에 지하 1층~지상 2층으로 조성되는 이 상가는 현재 토기 기반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
그래서 이번 주말에는 장거리 가족여행을 계획했다. 하지만 자가용으로 2시간을 족히 내달려야 도착하는 충남 보령에 갈 생각을 하니 이미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최근 수도권 곳곳에서 명소로 자리 잡은 상가시설들의 공통점은 위의 사연처럼 거주지 인근에 가족단위로 쇼핑을 즐기거나 놀 거리, 먹을거리를 해결할 만한 곳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천안시에는 두정역 주변, 천안역 주변, 불당동 인근, 종합버스터미널 부근 등 대여섯 개의 상권이 형성돼 있지만 가족 단위로 가기에는 마뜩찮다.
신세계백화점이 들어서 10~20대가 주 고객층인 종합버스터미널 상권을 제외한 나머지 상권은 유흥업소나 모텔이 향락 상권을 이루고 있기 때문. 천안에 전 세대를 망라할만한 상권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런 고민을 덜어 줄 수 있는 곳이 나올 전망이다.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30분, 천안·아산역에 도착해 번영로에서 택시로 갈아타고 10여분(10km) 번영로를 따라 달리면 좌측으로 삼성SDI와 디스플레이가 위치한 천안3산업단지가 나온다. 번영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천안 마치 에비뉴’ 사업지(천안물류단지 A6-1 상업시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상가는 대지면적이 총 31479㎡(약 1만평)에 달한다. 초대형 규모로 지어지는 만큼 판교의 아브뉴프랑(약 4000평), 합정동의 메세나폴리스(약 8000평), 일산의 웨스턴돔(약 9000평) 이상의 인구 유입 효과가 기대된다.
물류단지 조성하려다 실패한 지역, 용도변경으로 환골탈퇴 중
본래 이 일대는 LH가 천안물류단지로 조성하려고 개발한 곳이다. 2007년까지 조성을 완료할 계획으로 부지지정이 됐지만, 이 땅에 눈독들인 업체가 전무해 개발은 첫 삽도 뜨지 못했다.
↑ [‘천안 마치 에비뉴 사업지’ 주변 수요층 현황. 자료 ㈜알토란] |
이후 분위기는 급반전됐다. 확정은 아니지만 용도변경이 되면 주거지에 적합한 용지로 거듭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일부 구역은 이미 행복주택단지가 들어서기로 확정돼 용도지역 변경 추진이 가시화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물류단지 북쪽으로는 천안 성성지구가 들어선다. 이곳에 지난 10월 대우건설이 첫 공급에 나섰다. 청약결과 1·3순위 청약에서 평균 2.65 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타입이 순위 내 마감되는 등 천안에서도 주거지로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9.1대책으로 택지지구의 희소가치가 높아지자, 시장 분위기까지 급상승하면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 발표자료에 따르면(11월 10일 기준), 천안의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7% 상승했다. 특히 2011년 1월부터 4년 가까이 단 한 주도 하락 없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주목할 만하다.
매매지수도 2011년 3월 78.1%에 불과했지만 2014년 11월 10일 현재 108.7%까지 올라 무려 30.6%p나 증가했고, 전셋값 역시 0.07% 상승해 4월 15일 이후 7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또 국토교통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작년 9월 1155가구에 이르던 천안시의 미분양 가구는 1년이 지난 올 9월 약 90%(115가구)가 줄며, 미분양 소진율이 전국 최고 수준을 보였다.
무엇보다 여러 산업단지가 운집해 있어 ‘자족도시 기능’도 타지역의 추종을 불허한다. 천안시에는 천안 제2·3·4산업단지를 비롯해 백석산업단지, 탕정산업단지 등 5개 산업단지에 228개 업체, 5만297명이 종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천안시의 인구는 지난 5년간 7만명 이상 느는 등 매년 증가 추세다. 또 성성지구에 약 8300가구, 부성지구에 약 3000가구 등 분양이 예정돼 있는데다 2017년까지 입주와 분양 물량을 합치면 약 3만 가구, 7만여명이 추가로 유입될 전망이다.
이 덕에 지역내총생산을 나타내는 GRDP에서도 천안은 아산과 함께 충청남도 전체 총 생산의 과반수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천안은 유동인구가 많아 그에 대한 주거단지와 상업단지 등 인프라도 늘고 있다”며 “부동산 개발에 대한 요구가 꾸준해 향후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요소가 많은 지역”이라고 말한다.
초대형상가의 ‘마이더스 손’, 천안에서도 실력발휘하나
‘천안 마치 에비뉴’는 천안의 명소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은 이 같은 천안시장의 흐름이 있어서다. 즉, 천안·아산일대에 빽빽이 자리 잡은 산업단지에 종사하고 있는 고소득종사자들을 수용할 만한 상업·문화시설이 없다는 얘기다.
천안시에는 대학교만 13개가 있다. ‘천안 마치 에비뉴’를 시행하는 주식회사 마치(이하 마치)는 상가 활성화를 위해 13개 대학에 있는 동아리에 장학금을 걸고 이벤트를 항시 개최할 계획이다.
이미 전국 각지의 상업시설을 공급해 온 ‘마치’는 총 매출액의 10%를 상권 활성화를 위해 재투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람들 발길이 잦아야 분양자는 물론 임차인도 즐겁다”는 단순한 발상이 하나의 기업문화로 거듭난 것이다.
또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남들이 외면한 땅을 사들려 가치를 끌어올리는 탁월한 ‘혜안’으로 조성하는 상가마다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 [서북구 백석동 일대의 천안유통단지 내 부지의 현재 모습. LH가 최근 토지를 리폼(용도, 업종 등 변경)을 추진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되고 있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용도변경이 되면 주거지에 적합한 곳으로 거듭나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 |
마치는 이 땅을 매입하고 넓은 공간을 활용해 각 건축물에 개별적인 특징을 부여함고 동시에 상업환경을 만들어 모든 건축물을 아우를 수 있는 통일성과 연관관계를 줬다.
지형의 형상에서 ‘느리울(경사가 느리다는 뜻)’을 전체적인 모티브로 해 4개 필지를 연결하는 ‘링크로드(Link Road)’ 개념의 상업환경을 구현하고, 분양을 목적으로 하는 상업시설의 계획 특수성(면적·분양성)도 고려했다.
또 공통적인 프레임(Frame, 구조)을 제기해 각각의 다양한 선형 프레임들은 각 건축물의 볼륨과 입면을 구성하며 자연의 구성요소인 ‘흙·돌·나무·물’ 등을 소재로 한 건축재료를 디자인에 반영해 다양함과 조화로운 공간구성을 실현했다.
마치 느리울 거리에서는 스포츠댄스, 주말공연, 어린이캐리커처 그리기 등 다양한 문화·예술의 장이 펼쳐진다. 대전지역 최초로 개발과 문화·예술이 접목된 새로운 놀이문화의 장이 탄생한 것이다.
‘천안 마치 에비뉴’는 이 대전 관저지구 ‘마치V’의 오마주인 셈이다. 이 상가는 최근 상가 시장에서 새롭게 부각된 스트리트 구조로 조성된다.
스트리트형 상가는 기존 박스형태의 몰(mall)형 상가보다 유동인구의 유입이 용이하고, 쇼핑뿐 아니라 가족과 연인들이 문화·여가를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상가 내 공원인 ‘포레스트 가든’을 비롯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컬쳐 스트리트’,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힐링 스퀘어’ 등 오픈된 공간으로 꾸며진다.
옥상에도 이용객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중 정원을 들어선다. 대전 관저지구처럼 이곳 역시 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와 공연을 펼쳐질 예정이다.
↑ [도심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장기간 미분양 상태로 방치됐던 대전 관저지구 내 상업용지의 착공 전 모습. 공급이 끝난 이곳은 현재 대전의 명소로 자리 잡는데 성공했다. 사진자료 ㈜알토란] |
㈜마치 관계자는 “천안은 꾸준한 인구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위한 공간이 부족하다”며 “천안 마치 에비뉴가 완공되면 주말이면 외부로 빠져나가는 지역 인구를 흡수해 지역의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 할 것”이라고 밝혔다.
[충남 천안시 = 매경닷컴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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