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에서 하반기 ‘대어’로 꼽혔던 삼성테크윈이 진행 중이던 자금조달 작업을 취소했다. 삼성·한화 간 ‘빅딜’로 삼성테크윈의 주인이 바뀌게 되면서 자금조달 계획이 전면 보류되는 모양새다.
28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삼성테크윈은 KB투자증권 등을 대표 주간사로 선정해 3년물과 5년물로 나눠 2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다음달 발행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취소했다. 삼성테크윈은 주간사와 인수사 계약을 체결한 증권사들에 발행계획 취소 사실을 알리고, 발행을 앞둔 회사채에 AA급 신용등급을 줬던 신용평가회사(한국기업평가)에도 등급을 취소해 줄 것을 요청했다. 삼성테크윈 회사채는 연말까지 발행 예정인 채권 가운데 규모가 커 연말 대미를 장식할 대어로 꼽혔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삼성테크윈 회사채 발행 계획 취소는 향후 경영진 교체를 염두에 둔 불가피한 결정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그룹으로 계열이 변경됨에 따라 신용등급 하락이 예상되면서 채권 발행금리 등 조건 수정이 불가피해진 점도 발행을 취소한 이유로 거론된다. 실제로 나이스신용평가 등은 삼성테크윈의 신용등급 기존 AA급을 ‘부정적 검토대상’에 올렸다. 부정적 검토대상에 오를 경우 일반적으로 3개월 이내 등급 하락이 이어진다. 그동안 삼성테크윈 신용등급이 AA급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삼성그룹 계열사라는 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삼성테크윈 주인이 되는 (주)한화 신용등급이 ‘A급’임을 고려하면 삼성테크윈의 추가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도 예상했다.
삼성테크윈 이외에 이번 거래로 한화그룹 계열사로 편입되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등도 당분간 공모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연말 회사채시장은 한산해지는 양상이다. 앞서 업계에서는 삼성테크윈을 포함해 삼성디스플레이와 롯데쇼핑, LG화학 등의 대
이 기업들이 연말과 내년 초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 규모가 커 만기를 연장(차환)하기 위한 자금조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삼성디스플레이는 5000억원에 달하는 회사채를 현금으로 상환했고, 롯데쇼핑과 LG화학 역시 회사채 발행 소식이 없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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