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월 22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현대중공업이 내달 3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한다. 최근 현대중공업이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조달을 시도하는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22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3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를 다음달 중순 발행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한국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해 구체적인 발행 조건과 일정을 조율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과 내부보유 현금을 활용해 다음 달 17일 만기 도래하는 5000억원 규모 공모 사채를 상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사채 차환 발행을 통해 현대중공업은 매년 지출하는 이자비용 감소와 재무구조 안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회사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내달 만기 도래하는 5000억원 부채 규모가 3000억원으로 줄어든다. 동시에 유동부채 계정에 포함됐던 부채가 비유동부채로 바뀌게 된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이 줄어들고 유동비율이 높아지는 등 재무지표가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유동부채는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부채를 의미하며, 비유동부채는 만기가 1년 이후인 부채를 뜻한다. 부채비율은 총 부채를 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낮을수록 재무구조가 건전한 것으로 평가한다.
최근 시장금리가 기록적 저금리 상황을 이어가고 있어 현대중공업 회사채 발행금리도 사상 최저 수준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현대중공업 회사채 신용등급은 AA급이다. 최근 AA급 회사채 발행금리를 고려하면 이번 현대중공업 회사채 발행금리는 2% 중반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2월에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금리가 3.960%인 점을 고려하면 연간 약 이자가 1%~2%포인트 줄어든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198억원 지출하던 금융비용이 70억원 가량으로 줄어 100억원 비용 지출을 줄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회사채는 전통적으로 기관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투자처다. 지난해 2월 4년물과 5년물로 각각 2000억원과 30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1조2600억원 규모 청약금이 몰려 흥행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다만 최근 현대중공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을 고려하면 이번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3분기 1조9000억원 규모 적자를 발표하면서 지난해 누적 3조원 이상 손실을 냈다. 조선업 업황 침체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현대중공업 수익성 개선은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재 현대중공업 신용등급에 '부정적 관찰대상(Negative)' 딱지가 붙어 있다는 점도 흥행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리는 경우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이는 채권가격 하락을 의미한다"며 "채권값 하락이 예상된 채권을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청약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적자가 누적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된 상태다. 최근 4000억원 규모 영구채(신종자본증권)를 발행해 자본확충을 시도하기도 했다.
[서태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