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2월 9일(06:0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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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시장이 최근 호황기라지만 건설사들에는 ‘그림의 떡’이다. 건설사에 대한 기관투자자들 심리가 여전히 냉랭해 회사채 투자자를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저금리 덕에 국내 주요 기업들은 유리한 조건으로 차환(만기 도래한 회사채를 새로운 회사채를 발행해 상환하는 것)에 성공하고 있다. 반대로 건설업계는 빚 상환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내부 현금을 쥐어짜는 모습이다.
9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이달 이후부터 건설사들 회사채가 본격적으로 만기 도래한다. 올해 건설사들이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 규모는 공모와 사모를 합쳐 총 3조6083억원이다. 사모를 제외한 공모 회사채 만기 규모는 2조7918억원에 달한다.
기업별로 보면 올해 한화건설(3100억원)과 포스코건설(3000억원) SK건설(3000억원)의 만기 부담이 가장 크다. 삼성물산과 롯데건설, 두산건설, 현대건설, 대우건설 코오롱글로벌 한진중공업 등도 올해 2000억원 규모 회사채가 돌아온다.
지난 3일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건설사들 회사채 만기가 연이어 예정돼 있지만 대부분 건설사는 차환을 포기한 상태다. 최근 업계 1위 현대건설이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계획을 밝히기 전까지 올 들어 건설채 발행은 전무했다.
시공능력 1위~2위를 다투는 삼성물산은 지난 3일 만기 도래한 1200억원 회사채를 현금으로 상환했다. 삼성물산은 회사채 신용등급 AA-급으로 우량 회사채에 속한다. 시장에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건설사지만 현재로써는 차환 계획을 접었다. 당분간 건설업 전망이 좋지 않다고 보고 공격적인 재무전략보다는 일단 빚을 갚아 전체적인 부채를 줄이는 쪽을 택했다.
삼성물산을 포함해 이달에는 SK건설(A급)과 코오롱글로벌(BBB-급) 회사채 만기가 예정돼 있다. SK건설은 만기가 돌아올 500억원 회사채를 자체 현금으로 상환할 예정이다. 코오롱글로벌도 이달 말 만기인 100억원 회사채를 일찌감치 내부 현금으로 갚았다. 다음 달 1500억원 만기가 예정된 대우건설도 차환보다는 현금상환 쪽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들은 회사채 발행을 주간하는 IB업계와 접촉해 회사채 발행 기회를 계속 엿보고 있다. 그러나 회사채 주요 투자자인 연기금과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여전히 건설채 투자에 부정적이라 건설사들이 회사채 시장에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 1월 초 동부건설이 만기 도래한 부채를 제때 상환하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특히 중견 건설사에 대한 기관투자자들 심리는 더 악화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신용등급 A등급 이하 건설사들은 사실상 회사채 차환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다수 중견 건설사들이 내부 현금을 동원해 만기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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