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과 종각역을 잇는 종로2가 대로변에 들어 앉은 종각역 4번 출구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만남의 장소’역할을 해오며 중심 상권을 형성했다. 하지만 이 곳엔 1년도 안 되는 몇 달 새 부쩍 건물 통임대 현수막이 늘었다. 출구에서 나서면 바로 보이는 건물 두 층이 통으로 임대 현수막이 내걸렸다. 인근 중소형 빌딩들도 한 층이상이 텅 비어있다.
‘귀금속 거리’로 통하던 맞은 편 대로변 사정도 마찬가지다. 드럭스토어 올리브영이 철수한 자리는 빈 공간으로 남았고, 던킨도넛 인근 2층짜리 건물은 전체가 텅 빈 채 대로변을 지키고 있다.
‘종로통’ 중심상권이라고 불리며 종각역부터 종로3가를 잇던 종로 2가 대로변에 몇 달째 세입자를 찾지 못한 상가들이 나오고 있다. 인사동으로 가는 초입이어서 중국인 관광객 등을 겨냥해 화장품 가게들이 들어섰지만 볼 거리와 쇼핑 거리가 밀집한 인근 명동·삼청동, 홍대 등에 비해 고전하는 모양새다. 작년 초에 문을 연 지 1년 만에 문을 닫은 네이처리퍼블릭 종로2가 매장을 비롯해 인근에 토니모리, 더샘, 잇츠스킨 등도 줄줄이 철수했다. 월 매출은 평균 4000만원 수준이지만 월 임대료는 1700만~2300만원 대로 인건비, 제품 구입비 등을 빼고 나면 남는 것 없다는 말도 나온다.
지하철 1호선 종각역·5호선 광화문 역을 잇는 ‘지하연결통로 사업’이 작년 2월 착공해 올 연말 완공되는 것도 지상 상권 위협요인으로 꼽힌다. 지하통로는 광화문역과 교보문고를 지나 르메이에르빌딩 앞 중앙공원(조성 예정), 중앙공원~ 종각역, 교보문고에서 KT 사옥을 지나 종로구청까지 연결한다. 종로구는 이 지하통로에 교보문고·영풍문고·반디앤루니스 등을 중심으로 ‘북 스트리트(book street)‘ 등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불경기와 더불어 공공기관 이전 등의 여파로 매출이 감소세지만 여전히 높은 임대료도 문제로 지적된다. 부동산센터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종로2가 도로변 1층에 자리한 상가의 경우 보증금 10억원에 권리금 2억 5000만원, 월세는 1631만원으로 보증금과 권리금은 큰 차이가 없는 가운데 지난 2011년 1150만원선이었던 월세 임대료는 5년 만에 42%정도 뛰었다.
반면, 삼청동과 북촌 등은 이 곳을 찾아드는 국·내외 관광객들로 최근 몇 년새 활기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인사동 대신 삼청동 등을 찾으면서 분위기가 들떴다. 빌딩 임대·관리 전문업체인 태경파트너스에 따르면 삼청동 중심상권 건물 1층 33㎡상가의 경우 2005년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500만원이었지만 현재는 보증금 2억원에 월세는 700만원으로 뛰었다. 상권 가치를 반영한다는 권리금은 5000만원에서 1억 5000만원으로 세 배 뛰었다. 한편 북촌의 관광안내소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2012년 8만8055명이었지만 작년엔 24만
이런 추세에 대해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는 “결과적으로 삼청동 일대는 수요 증가가 상권 시세를 끌어올린 측면이 있지만 종로2가 일대는 시세만 높게 유지 되고 있어서 희비가 엇갈린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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