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지주회사 성창기업지주 주가는 장중 한때 3만99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올해 들어 78.9% 올랐고, 특히 지난달 26일 주주총회 이후로만 49.2%의 수익을 거뒀다.
성창기업지주의 소액주주들이 이번 주총에서 회사 측의 정관 변경안을 부결시키고, 원하는 후보를 감사에 앉히는 데 성공한 뒤부터 주가가 본격적으로 힘을 받기 시작했다. 개미들 손으로 직접 향후 3년간의 경영활동을 감시할 감사를 선임하자 '주주가 주인'이라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작년 주총에서도 성창기업지주 주주들은 의결권 104만주를 끌어모았으나 3만주가 모자라 아쉽게 감사 수를 '1명 이상 2명 이내'에서 '1명'으로 제한하려는 회사 측의 정관 변경안을 막지 못하고, 감사 선임에 실패했다. 그러나 작년 패배를 맛본 소액주주들이 지난 1년간 증권전문포털에서 참여를 독려하는 등 절치부심 끝에 발행주식총수의 40%가 넘는 237만주의 표를 확보했다.
그 결과 '감사 1명'의 정관을 '감사위원회 설치'로 바꿔 주주들의 감사 선임 시도를 또 한번 방해하려던 회사 측 꼼수를 막고, 주주 측 후보인 김택환 씨를 감사로 선출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5% 대량보유 신고를 누락한 공시 위반으로 26만주(5%)가 무효처리되면서 불과 7000주 차이로 배당은 얻어내지 못했다. 비록 배당 확대안은 부결됐지만, 투명한 회계감사가 가능해지면 자산가치가 재평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택환 씨는 "1990년대 9만원대던 주가가 최근 2만원대에서 못 벗어난 주된 이유가 경영 리스크에 있다고 본 주주들이 이사회 결정만 투명해지면 기업가치가 증대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형모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창기업지주의 본사 용지는 4만5000평이 넘고, 장부가가 1450억원·공시지가가 29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성창기업지주와 마찬가지로 소액주주들이 반대표 28.7%를 모아 회사 측 정관 변경을 부결시켜 '소액주주의 반란'으로 주목받았던 삼양통상도 지난달 27일 주총 직후 30일 신고가 12만6000원을 찍었다. 연초 이후 주가수익률도 30.8%에 달한다. 새 감사 선임으로 주주 측 목소리가 커지면서 재무상태 파악이 쉬워질 것이라는 기대감 덕분이다. 특히 업계 구조조정,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 확대, 중국 수출 등 피혁업체를 둘러싼 환경이 우호적인 가운데 경영성과를 주주들과 나누기까지 한다면 주가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삼양통상 관계자는 "앞으로는 고배당을 원하는 주주들 의사와 새로 선임된 주주 측 감사의 활동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소액주주가 이번 주총에서 적극적인 경영 참여 의사를 밝힌 가발원사업체 우노앤컴퍼니 주가도 6일 4770원까지 치솟아 52
종가 기준 지난주 9.0%, 연초 이후 38.6%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지분을 12.31%(160만2324주)까지 확대해 최대주주와의 격차를 5%포인트 차이로 좁힌 개인투자자 김승호 씨는 지난달 27일 주주총회에서 회사 측과 협력하면서 기업가치 향상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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