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ETN 상품이 국내에 도입되면서 ETF와 ETN 사이에서 선택을 저울질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두 상품 모두 거래소를 통해 일반 주식처럼 쉽게 매매할 수 있는 지수 추종 상품이라는 게 공통점이지만 올해 성과를 놓고 보면 ETN이 ETF보다 크게 앞섰다. 기초지수 선정 능력과 유동성공급자(LP) 역할 등에서 성과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매일경제신문이 국내 배당·해외 배당·로우볼·원유·원유인버스 등 5개 유형 ETF와 ETN의 올해 주요 기간별 수익률을 비교 분석한 결과 ETN의 투자 성과가 ETF에 비해 평균 2배 안팎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배당 상품 가운데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코스피고배당' ETF 수익률이 연초 이후 13.2%인 반면 NH투자증권의 'octoWISE배당' ETN은 23.2%로 ETN이 ETF보다 10%포인트 높았다. 최근 1개월 수익률과 3개월 수익률도 TIGER코스피고배당이 각각 0.8%와 8.4%인 데 비해 octoWISE배당은 1.6%와 12.5%로 ETN이 줄곧 상대적인 강세를 이어갔다.
해외 배당투자 상품에서도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미국고배당주' ETF는 최근 3개월 수익률이 -0.6%인 반면 삼성증권의 'Perfex유럽고배당주' ETN은 9.0%로 크게 차이가 났다.
또 동일한 저변동성 투자전략을 활용하는 상품인데도 'TIGER로우볼' ETF가 최근 3개월 수익률이 9.6%인 데 비해 KDB대우증권의 '대우로우볼' ETN은 21.6%로 2배 이상 높았다. 올해 들어 가격 등락폭이 커져 투자자들의 관심이 끄는 원유 상품도 마찬가지였다. 원유 가격 상승에 투자하는 'TIGER원유선물'은 최근 1개월 수익률이 -0.3%로 마이너스지만 신한금융투자의 '신한브렌트원유' ETN은 0.1% 올랐다. 원유 가격 하락에 투자하는 'TIGER원유인버스선물'이 최근 일주일간 0.3% 오르는 동안 '신한인버스WTI원유선물'은 0.5% 상승했다. 비슷한 유형의 투자 상품임에도 ETF와 ETN 수익률이 크게 다른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원인은 ETF에 비해 후발주자인 ETN이 상승률이 높은 기초지수를 제대로 선택했다는 데 있다. 국내 배당투자 상품에서 TIGER코스피고배당 ETF는 거래소의 '코스피고배당50' 지수를, octoWISE배당 ETN은 '와이즈에프앤 셀렉트배당' 지수를 추종하고 있다.
ETN은 발행을 맡은 증권사가 동시에 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맡아 추적 오차가 거의 없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문성제 NH투자증권 주식파생운용본부 차장은 "같은 지수를 추종하더라도 ETF는 펀드매니저 성향에 따라 종목별 비중이 지수와 조금 차이가 날 수 있는 반면 ETN은 지수의 구성 종목 비중을 그대로 따라가도록 돼 있어 '트래킹에러(벤치마크 지수와 운용 수익률 간 차이)'가 구조적으로 발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17일 처음 도입된 ETN은 현재까지 18개 상품이 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지난달에는 국제유가나 유럽 증시가 하락하면 수익을 낼 수 있는 인버스 상품이 출시돼 향후 조정 국면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해 볼 만하다는 평가다.
■ <용어 설명>
▷ ETF(Exchange Traded Funds)·ETN(Exchan
[최재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