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결권 자문기관이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하라는 공식 의견서를 국내 기관투자가들에 보냈다.
주총 안건 분석기관 서스틴베스트는 10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은 삼성물산 일반주주의 지분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한다"며 반대를 권고하는 의견서를 전날 발송했다고 밝혔다. 의견서를 보낸 대상은 국내 자산운용사와 투자자문사 8개사로, 대부분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한 곳들이다.
서스틴베스트는 엘리엇 측과 마찬가지로 삼성물산 합병비율이 불공정하게 산정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합병비율이 결정된 시기가 삼성물산 주주가치 훼손이 극대화할 때라는 설명이다. 서스틴베스트는 의견서에서 "삼성물산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수준이 역사적 최저 수준인 시점에 합병 비율이 산정됐다"며 "건설사 PBR가 보통 1배 전후라는 점을 감안해도 합병비율 산정 시점의 삼성물산 평균 PBR(0.68배)는 상당히 저점"이라고 밝혔다.
주주가치를 저해하면서까지 당장 합병을 강행할 이유가 없다는 게 반대를 권고한 이유다. 서스틴베스트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가까운 시일 내 합병을 해야 하는 시급한 경영환경이나 명백한 경영 시너지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번 의견서가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관들이 자문기관의 권고를 참고해 행보를 결정하는 만큼 삼성물산 합병을 둘러싼 표심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다만 이번 의견서는 삼성물산 지분 9.98%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 국민연금에는 발송되지 않았다. 서스틴베스트는 국민연금이 현재 주가 수준과 사회적 위상 등을 감
한편 일반 소액주주들도 이번 합병안에 불만을 품고 엘리엇매니지먼트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다. 지난 9일까지 삼성물산 소액주주 154명이 엘리엇과의 연대를 선언하며 삼성물산 주식 26만주에 대한 권리를 위임한 상태다.
[김윤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