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에 힘입어 8% 넘게 올라 두 달여만에 120만원 대를 회복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0만원(8.69%) 오른 125만1000원으로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 120만원을 회복한 건 7월 30일(121만5000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84조2715억원으로 전날(169조5415억)보다 14조7000억원가량 불어났다.
개장 전 발표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실적(잠정)이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웃돌면서 주가는 4% 넘게 오르며 개장했고 이 같은 추세를 장 중 내내 이어가며 상승폭을 늘렸다. 매수 상위 창구에 UBS,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가 다수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7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8% 증가했다. 증권사 예상치를 10% 이상 웃도는 수준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2개 증권사의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6조5865억원)보다 7000억원 높고, 22개 증권사에서 나온 전망치 중 최고값(7조930억원)보다도 2000억원 이상 많았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개 분기 연속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부문이 압도적으로 성장하면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이익을 냈다”면서 “부품 사업부의 가치가 재조명되는 점을 긍정적으로 판단해 목표주가를 기존 143만원에서 156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실적 호조가 추세적인 주가 상승을 이끌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서만 20% 이상 하락하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지난 8월 24일에는 장중 103만3천원까지 내려가는 등 100만원 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핵심 사업인 IM(IT·모바일) 부문이 수요 둔화와 치열해진 경쟁으로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는 점, 주주환원 정책 요구 강화, 글로벌 금융환경의 불확실성 등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IT업종 투자 심리 악화로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0배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추가 하락의 여지는 크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추세적 상승 반전은 지켜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의 추세적 상승 여부는 최근 출하가 크게 증가한 중저가폰의 판매 호조와 의미 있는 주주환원정책의 발표 여부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서 삼성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를 두고 환율 효과에 따른 ‘착시’라고 지적하는 만큼 이익의 질과 방향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가근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