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국내 은행권의 원화 코코본드 발행 규모는 지난해 2조8600억원에서 올해 10월까지 3조35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가장 최근 코코본드를 발행한 IBK기업은행은 지난달 30년물 4000억원, 10년물 2000억원 등 총 6000억원 규모 코코본드를 성공리에 발행했다. 금리는 30년물이 3.77%, 10년물이 2.5% 수준이다. 앞서 지난 6월 우리은행이 국내 최초로 원화(3000억원) 및 달러화(5억달러) 코코본드를 동시에 발행하기도 했다.
은행들이 앞다퉈 코코본드 발행에 나선 것은 내년 바젤Ⅲ 자본비율 규제가 시작되면서 2019년까지 평균 BIS(국제결제은행) 총자기자본비율을 11.5% 이상으로 늘려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지주사나 은행이 코코본드를 발행하면 회계상 자기자본으로 인정해준다.
대표적인 중위험·중수익 상품인 코코본드는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새로운 장기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코코본드 이자율은 연 3~4% 중반대 수준으로, 동일 만기 국고채 금리에 비해 1.5~2%포인트가량 높다. 이자도 보통 3개월에 한 번씩 지급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만기가 보통 10년 이상으로 분리 과세가 되기 때문에 2000만원 이상 고액 금융소득자라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코코본드를 제외시킬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아직 발행 물량을 직접 인수할 수는 없지만 코코본드를 인수한 증권사들 리테일망(WM센터·PB센터)을 통해 투자가 가능하다.
증권사들은 코코본드를 인수해 리테일에서 개인투자자들에게 매각하거나 코코본드를 유동화시킨 자산유동화증권(ABCP)을 발행해 판매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서 코코본드를 찾는 개인·기관 투자자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지난 9월 기업은행이 코코본드를 발행할 때 발행액 두 배에 가까운 약 1조원 규모 투자 수요가 몰리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코본드의 투자 위험이 생각보다 높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코코본드는 일반 채권에 비해 만기가 10~30년으로 길고, 거래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중간에 현금화하기가 쉽지 않다. 또 발행한 은행이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 채권이 상각돼 원금을 모두 잃어버릴 위험이 있다.
이유화 기업은행 자금부 팀장은 "코코본드는 높
주혜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코코본드는 규제나 시장 상황 변화에 민감한 투자 상품"이라며 "아무리 건실한 은행이라 해도 앞으로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되지 말라는 법은 없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