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남 신반포자이 조감도 |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분양했거나 청약접수를 받는 아파트는 3만6872가구다. 이는 지난 3년 동안의 평균 12월 공급물량(1만9589가구)보다 88% 많은 역대 최대 규모다.
일반적으로 12월은 건설사들이 분양일정을 잡기 꺼리는 비수기다. 연말 분위기에 휩쓸리다 보면 청약은 뒷전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인데, 이 때문에 웬만한 청약은 11월 안에 마무리하는게 정석이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올해 전국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는 총 49만1594가구. 1년치 분양 물량이 40만 가구를 넘어선 첫 사례일 뿐 아니라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2000년 이래 1년 공급량 평균인 27만가구의 배에 육박하는 양이기도 하다.
분양물량이 급증하면서 분양권 거래도 역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1월까지 손바뀜된 서울 아파트 분양권·입주권은 총 6903건으로 2007년 조사 이래 제일 많다. 기존 주택거래 역시 활발해 1~10월 전국 거래량은 100만8000여건으로 이미 지난해 1년치(100만5000여건)를 훌쩍 뛰어넘었다.
문제는 내년이다. 늘어난 분양에 중도금 집단대출이 급증하자 은행들이 부랴부랴 대출 건전성 강화 등 돈줄 죄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이달 중순 사실상 확실시되는 미국 금리인상도 골칫거리다. 당장 내년부터 청약열기가 꺼질 것이란 우려에 주요 건설사마다 ‘올해 안에 무조건 분양하자’는 ‘특명’이 떨어졌다는 후문이다. 역시 비수기로 불리는 지난 11월에도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분양물량인 8만1134가구가 쏟아졌지만, 생각보다 괜찮은 성적표를 받아든 것도 건설사들의 결심에 힘을 실어줬다.
올해 사상 최고로 달아오른 청약시장 분위기를 누리려는 전략도 작용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에서 분양한 새 아파트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9.4대1로 청약 광풍이 불었던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약통장 가입자수가 지난 10월 기준 1968만5288명으로 1월보다 193만여명이 늘어난 가운데, 연초 청약통장 1순위 기준 완화와 분양 인기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기는 ‘쏠림’ 현상 결과 1순위 대상자(1089만8726명)은 같은 기간 341만여명이나 증가했다. 덕분에 1순위서 622대1을 올린 대구 ‘힐스테이트 황금동’을 비롯해 창원 ‘용지더샵 레이크파크’(422.5대1), ‘위례 우남역 푸르지오’(161.33대1) 등 청약만 했다 하면 100대1을 넘기는 단지가 적잖았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 올해 분양 단지 621곳 가운데 100대1 이상 경쟁률을 거둔 곳은 28곳으로 지난해 7곳의 4배를 넘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뜨거운 청약시장 분위기가 연말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달 중 서울·수도권은 2만2620가구가 분양 예정이고, 지방은 1만4252가구가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알짜 입지에 들어서는 재건축·재개발 단지와 싼 분양가로 주목받는 공공주택지구 아파트가 나온다. GS건설이 분양하는 ‘신반포자이’는 서초구 반포한양아파트 재건축 단지로 지하철 3호선 잠원역과 7호선 반포역, 3·7·9호선 환승이 가능한 고속터미널역을 모두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으로 향후 인근 3410가구 규모 ‘반포자이’와 함께 대규모 자이 브랜드 타운을 만들 예정이다. 전용면적 59~155㎡로 일반분양분은 153가구다.
은평구 녹번동 1-2구역 재개발 단지인 ‘래미안 베라힐즈’는 북한산 자락에 있는 입지적 장점이 눈에 띄는 아파트다. 전용 59~114㎡ 총 1305가구 대단지로, 이중 337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지하철 3호선 녹번역까지 걸어서 3분 거리로 종로까지 15분, 신사역은 30분안에 닿아 교통이 편리하다.
송파구 오금공공택지지구에 분양하는 ‘송파 호반베르디움 더 퍼스트’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로 올해 서울 강남권에서 가장 낮은 분양가(2000만원 초반대)로 공급될 예정이다. 중견건설사 호반건설의 첫 서울 아파트로 전용면적 101㎡에 220가구 규모다.
올해 수도권 분양시장 인기를 주도한 경기 동탄2신도시에는 대림건설이 ‘e편한세상 동탄’을 공급한다. 수요자 관심이 높은 테라스하우스(26가구)와 펜트하우스(4가구)도 포함됐다. 단지 인근에 무봉산과 리베라CC, 화성상록GC가 있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동탄2신도시에서 첫 ‘e편한세상’ 브랜드 아파트로 전용면적 60~137㎡ 총 1526가구 규모 대단지다.
‘힐스테이트 파주 운정’은 경기 파주 운정신도시에서 지금까지 분양한 단지 중 가장 큰 규모(2998가구)를 자랑한다. 경의중앙선 운정역으로 차로 5분이면 닿고 제1·2자유로 동패IC로 가면 일산·김포·상암 등지로 가기 쉽다.
지방 분양도 줄을 잇는다. KTX천안아산역세권에는 대우건설이 이 지역 마지막 민영아파트인 ‘천안 불당 파크 푸르지오’를 선보인다. 전용 99~143㎡ 아파트 510가구와 전용 84㎡ 단일면적 오피스텔 656실, 근린상가가 함께 들어서는 주상복합 단지다. KTX천안아산역과 가깝고 ‘천안의 대치동’이라 불리는 불당지구 학원가도 근처에 있다.
올해 청약열기가 뜨거운 경남에서는 양산 물금택지지구 마지막
[특별취재팀 = 이한나 차장(팀장) / 김기정 기자 / 문지웅 기자 / 김태성 기자 / 임영신 기자 / 신수현 기자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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