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코스피는 일단 급락세를 멈추고 1930선을 지켜냈지만 여전히 작년 말 기록했던 지수(1961.31)보다 못한 수준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도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89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2일 이후 22거래일 동안 하루도 빠짐 없이 코스피 주식을 내다팔았다. 역대 네 번째로 긴 연속 순매도 기록이다. 이 기간 외국인이 내다판 코스피 주식은 총 3조6887억원어치에 달한다.
이번 순매도 행진은 지난달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둔 시점부터 시작됐다. 달러화 강세와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등을 우려한 외국인들은 지난달 중순까지 하루에 2000억~3000억원대 주식을 팔아치우며 국내 증시를 끌어내렸다.
정작 지난달 16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된 이후에는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안도감에 점차 매도 강도가 약화됐고 연말에는 수십, 수백억 원대 수준으로 순매도 규모가 줄었다.
그러나 새해 첫 거래일에 돌출한 중국발 악재에 외국인은 다시 1572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매도 강도를 높였다. 중국 12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치를 밑도는 48.2로 발표되는 등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되자 외국인들은 국내 증시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한국 수출과 경제 구조가 중국 경기에 곧바로 영향을 받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못한다면 외국인의 자금 이탈은 지속될 수 있다"며 "중국 경기의 불안은 신흥국과 자원 수출국 부진과 연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판단했다.
그나마 외국인 순매수가 나타나고 있는 종목은 대부분 내수주 또는 경기방어주다. 여전히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이 올 들어 2거래일 동안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담배 회사인 KT&G로 10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어 한국전력 동부화재 신한지주(각각 85억원) 유한양행(76억원) 대우증권(74억원) SK텔레콤(71억원) 순이었다. 순매수 상위 7개 종목은 모두 내수 비중이 높은 종목이었다.
차재현 동부증권 연구원은 "KT&G는 올해 내수 담배 판매가 전년보다 11% 늘어난 40억갑에 이를 것"이라며 "실적 전망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면 배당과 단기 차익 추구 관점에서 충분히 매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한전은 지난해 4분기에 사상 최대 4분기 실적을 거둔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가능성이 높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은 지난해 4분기에 영업이익 2조359억원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발전에 사용되는 액화천연가스(LNG) 단가가 하락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아직 1월 효과가 사라졌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1월 효과가 대형주에 대한 중소형주의 상대적인 강세를 의미한다고 보는 전문가들 견해다. 박석현 유
[용환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