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부터 이른바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시대가 도래한다. 2월 말까지 하위법령 개정 등 남은 절차를 마무리 하면 하나의 통장으로 예금이나 적금은 물론 주식·펀드·파생상품 투자까지 할 수 있다. 더욱이 투자 수익에 대해선 세금이 아예 없거나 아주 적은, 획기적인 혜택을 제공해 눈길을 끈다.
은행권은 ISA가 다음달부터 본격 시행되는 계좌이동제와 맞물려 고객들의 ‘대량 이동’으로 이어질 것에 대비해 이미 시장 선점 경쟁에 돌입했다. ISA가 은행의 주거래계좌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높고, 목돈을 가진 투자자와 젊은 고객들이 ISA로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올해 재테크 시장 판도를 뒤바꿔 놓을 ISA는 어떤 상품이고, 이 투자 바구니에는 어떤 금융상품을 담아야 할까.
ISA는 예·적금과 펀드 등 여러 금융상품이 한 계좌에서 관리되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은 비과세 혜택이 있어 이른바 ‘만능통장’으로 불린다.
연간 2000만원, 5년 총 1억원 한도로 가입 가능하며 운용기간 중 발생한 순이익의 250만원(총 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와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사업자)까지 비과세 혜택이 있다.
특히, ISA에 포함된 예금과 적금도 기존 예·적금과 마찬가지로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다.
현행 법규에서는 신탁형 ISA를 통해 예·적금 상품에 가입한 경우 해당 예·적금을 판매한 금융회사가 파산하면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 18일 금융위원회의 개정안에 따라 예금자는 금융회사별로 기존에 가입한 다른 예·적금과 ISA 계좌에 들어 있는 예·적금을 합해 5000만원까지 예금자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A은행에 정기예금 3000만원이 있는 김씨가 ISA 계좌를 통해 이 은행에 예금 4000만원을 추가 편입한 경우 현행 법규에서는 기존 정기예금 3000만원만 보호 받는다. 그러나 개정안이 시행되면 기존 정기예금(3000만원)과 ISA 계좌상 예금(4000만원)을 합쳐 5000만원까지 보호받을 수 있다. 다만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 개인형 퇴직연금제도, 퇴직보험 또는 퇴직일시금신탁에 편입된 예금 등은 별도로 5000만원 보호한도를 적용 받는다.
가입대상은 근로소득자와 사업소득자(자영업자) 및 농어민이다. 직전 연도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제외된다.
◆ ISA 투자 바구니에 어떤 상품 담을까
ISA 포트폴리오는 개개인마다 천차만별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여윳돈 규모와 투자목적, 개인의 투자성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하라고 조언한다.
다만, 3~5년의 의무가입기간이 있는 만큼 모든 자금을 ISA에 담지 말고, 어느 정도의 비상자금은 다른 계좌에 넣어 따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안정을 추구하는 보수적 투자자라면 200만원(소득 5000만원 이하)∼250만원(소득 5000만원 이상)의 비과세 혜택만을 노려 예·적금 비중을 높여야 한다.
반면 공격적인 투자 성향이라면 ISA를 통해 해외 채권형이나 해외 주식형 펀드 등 고수익·고위험 투자상품을 노려볼 만 하다.
해외 주식형 펀드는 매각 시 양도소득세가 부과됐으나 올해부터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가 도입, 비과세 투자가 가능해졌다. 따라서 해외 주식형 펀드는 굳이 ISA에 포함할 필요 없지만 투자금액이 많다면 한번 고려해 볼 만하다.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는 투자금 한도가 10년간 3000만원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ISA에 해외 주식형 펀드를 담으면 비과세 또는 분리과세로 5년간 최대 1억원까지 투자금 규모를 늘릴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5년간의 손실과 이익을 따져 과세하는 ISA의 손익 통산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분산해 투자하면 어느 정도 손실이 나도 안전성이 보장되는 만큼 고수익 추구형 투자자라면 해외 주식·채권형 펀드도 고려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 ISA와 연금저축 등 세테크 황금비율
연금저축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투자 시 각 계좌에 ‘4:3:3의 비율’로 배분하는 것이 가장 효률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ISA와 연금계좌 등과 관련한 황금투자 비율을 제시, 효율적 활용 방안을 소개했다.
먼저 ISA의 비과세 혜택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목표수익률을 사전에 결정하고 월 납입금을 이에 맞게 설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5년 총 누적수익률 10~20% 목표로 금융투자상품을 선택한다면 월 납입금을 최소 17만원에서 최대 30만원까지 선택할 수 있으며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200만원 한도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또 투자의 황금배분율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자신의 포트폴리오에서 세제혜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도록 황금배분율, 즉 연금저축(4) : IRP(3) : ISA(3)을 유지하는 것이다.
1000만원 투자 가정 시 연금
이윤학 100세시대연구소장은 “단기간 목적자금 마련은 ISA, 중·장기 노후준비자금 마련은 IRP와 연금저축을 각각 활용하면 예상치 못한 변수와 노후준비를 모두 효율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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