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올해 유럽증시는 유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 유럽 기업의 수익성과 마진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지수 기업들이 한 자릿수 성장세를 나타냈지만 유럽 기업들은 약 10% 성장률을 보였다. 수출 기업들이 유로화 약세 수혜를 받으며 전반적인 성장률을 높인 게 주효했다.
여기에 유럽 내 광범위한 업종에서 초과설비를 보유한 기업들이 그 설비를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앞으로도 수개월 내 수익마진을 확대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소비심리지표나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최근 몇 년 내 가장 양호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유럽 기업의 이익마진 확대 현상은 이제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유로존 기업들의 이익마진은 미국 대비 크게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런 격차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심화됐으나 최근 다시 축소되고 있다. 향후 유럽 주식의 추가 상승을 점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둘째, 유럽 지역 양적 완화정책으로 나타난 유로화 약세는 유럽 수출기업에 혜택을 주고 있다. 지난 2년간 유로화는 미 달러화 대비 23% 평가절하(2015년에는 10%)됐다. 덕분에 유럽 기업실적은 10% 정도 높아진 효과가 있었다.
미국 금리 인상 궤도는 여전히 불분명하지만 추가 금리 인상이 진행되면 유로화 가치가 하락 압력을 받게 돼 유럽 수출 기업에는 호재다. 반면 유로존 재정정책은 완화된 기조로 상당 기간 유지될 전망이다.
올해도 예상치 못한 환율 움직임이 나타날 수는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지난해에 비해서는 변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셋째, 연초 이후 전 세계 증시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지만, 유로존은 내수 경제 활성화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최근 글로벌 증시 매도 원인 중 하나는 중국 제조업지표 약세에 있다. 하지만 유로존 전체 수출에서 대중국 수출 비중은 6% 수준이다. 유럽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비중도 전체 수출의 10% 정도다. 유럽 경제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력은 다른 지역에 비하면 크지 않다.
대신 유로존에서는 중국보다 유로존 국가 간 교역이 훨씬 더 중요하고 큰 비중을 차지한다. 중국 위안화가 추가 절하되면 유럽 기업들의 수출 단가는 불리해질 수 있으나 동시에 수입 물가도 떨어져 이를 상쇄해 줄 수 있다. 이는 결국 유로존 내 소비 진작 효과로 이어질 것이다. 올해에는 실질 임금 상승과 실업률 하락 등으로 인해 유로존 내수 관련 종목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로리 베이트먼 슈로더 유럽·영국 주식운용본부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