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1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5년 국내 은행 영업실적(잠정)을 발표했다. 2015년 국내 은행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2조5000억원(-42.6%) 줄어든 3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국내 보험회사 순이익 6조3000억원 대비 절반에 불과하다. 카드 사태로 은행들이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던 2003년 1조7000억원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지난해 3분기 흑자였던 당기순이익이 4분기에는 적자로 전환된 것이 특징이다. 1분기(2조1000억원)와 2분기(2조2000억원)에 이어 3분기(1조3000억원)에도 흑자를 기록했지만 4분기에는 2조1000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산업은행의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권역별로 보면 일반 은행은 지난해 4조4000억원 순이익을 올렸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등 시중은행은 작년에 3조7000억원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2014년 4조3000억원에 비해 12.6% 감소한 것이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두 감소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방 은행도 7000억원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은행의 이자이익은 33조5000억원으로 전년(34조9000억원)에 비해 1조4000억원 줄었다. 비이자이익은 5조9000억원을 기록해 작년 3조5000억원에 비해 2조4000억원 늘었다. 하지만 이는 수수료 이익 증가보다는 작년 한 해 동안 시중은행들이 대한주택보증 주식을 매각하는 등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대부분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기업은행·농협은행·수협은행 등 5개 특수 은행은 총 9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2014년 1조1000억원 흑자를 기록한 것에서 2조원가량 손실을 본 셈이다. 산업은행이 부실 대기업과 관련된 거액의 대손비용을 계상하면서 적자 전환한 탓이 크다. 대손준비금 전입액을 포함한 국내 은행의 대손비용은 11조7000억원으로 2014년 9조2000억원보다 2조5000억원 늘었다.
특히 특수 은행 대손비용은 7조1000억원으로 전년 2조5000억원에 비해 55.5% 증가했다. 이는 경남기업이 회생절차를 개시하고 포스코플랜텍, 동아원 등이 워크아웃을 개시하는 한편 STX조선 등 조선 관련 대손비용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원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수 은행이 9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기업은행과 농협은행 등이 벌어들인 수익을
작년 국내 은행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각각 0.16%와 2.14%였다. 2014년보다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수치다. 이는 국내 은행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2000년 이후 1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총자산은 11%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이 42.6% 감소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김효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