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최근 일부 중소형주 시장이 부진을 겪으면서 몇몇 투자자들은 이제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시장 환경은 산업구조 변화와 낮은 인플레이션 가운데 저조한 성장이 지속되는 전례 없는 모습이다. 표면적으로는 중소형주가 이러한 변화에 더 취약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강세를 띨 수 있다. 통상 중소형주가 새로운 환경에 더 잘 적응해 성장세를 빠르게 회복하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 환경은 중소기업에 새로운 기회다. 기술 진보가 빠르게 나타나는 요즘, 의사결정이 간단한 기업들이 변화에도 신속하게 발맞춰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좋은 브랜드, 자산 규모, 넓은 유통망과 같은 과거의 강점은 더 이상 강점이 아니다. 혁신 기업에는 이런 강점이 진입장벽으로 작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숙박업을 혁신한 에어비앤비가 좋은 예다. 온라인에서 입지가 강하고 자본 규모도 작은 이런 기업들은 고정비용이 낮고 재무제표상 유형자산이 적다. 그만큼 자본 투자가 필요 없다는 말이다. 호텔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종이 이런 방향으로 발달하면서 기업 간 진입장벽은 낮아지고 혁신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기존 산업구조를 변화시키는 와해성 기술 혁신은 중소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다. 물론 와해성 기술 혁신을 만들어내거나 이로부터 수혜를 받는 기업을 발견하는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언뜻 보기에는 업계 경험이 풍부한 대기업이 업계를 바꿔놓을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판단하기 쉽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전통적인 생산자다. 기존 매출에 영향을 미칠까 봐 와해성 기술 혁신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기 어렵다는 말이다. 오히려 중소형 기업 혹은 신생 기업은 현재 판매하고 있는 주력 상품이 없어 와해성 기술 혁신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대기업들은 더 이상 빠르게 성장하기 어렵다. 하지만 시장에서 위치가 미미한 중소기업은 시장 점유율을 조금만 늘려도 시장 성장률보다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중소형 기업은 특히 대기업이 간과한 시장에 집중할 수 있다. 틈새 기술 산업에 집중해 시장 우위를 점한다면 가격결정권을 거머쥐게 될 것이다. 대기업들에는 이것이야말로 새로운 시장의 진입장벽이 된다.
반면 중소기업에는 장점이 될
[매슈 돕스 슈로더 글로벌 중소형주 총괄][ⓒ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