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승승장구하던 셋톱박스(STB) 업체들의 주가가 1년새 급감하고 있다.
10일 국내 셋톱박스 제조사인 가온미디어, 휴맥스, 디엠티 등의 주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록한 최고가 대비 34.7% 줄었다.
이날 기준 3사의 주가는 가온미디어 1만900원, 휴맥스 1만2850원, 디엠티 3645원 등이다. 이들은 초고화질(UHD) 방송 전환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던 작년 주가가 급등했지만 연이어 우하향하며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유료방송 가입자들이 UHD 방송을 보기 위해 TV는 물론, 셋톱박스를 교체해야 한다는 점에서관련주들에 대한 기대감도 일부 고조됐다. 노후된 셋톱박스 교체수요에 고화질 방송 서비스를 위한 또 다른 수요가 겹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실제 세계 UHD TV 판매량은 지난해 크게 늘었다. 시장조사기관인 IHS에 따르면 작년 세계 UHD TV 출하량은 3188만대로 전년 1168만대보다 173% 급성장했다.
하지만 ‘클라우드 셋톱박스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교체 수요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UHD 방송을 즐기기 위해서는 셋톱박스 교체가 필요하지만, 기존 셋톱박스의 제공 화질로 시청한다면 셋톱박스 교체 없이 신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클라우스 기반의 셋톱박스 서비스는 저가형 셋톱박스를 이용하는 사용자에게도 클라우드와 연동해 고성능 스마트 사용자환경(UI)를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유료 방송사업자 중 해당 서비스를 도입한 곳은 ▲KT ▲SK브로드밴드 ▲CJ헬로비전 ▲티브로드 ▲딜라이브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서비스는 화질과 무관하지만 사용자가 새로운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며 “기존에 있던 자원을 재활용할 수 있어 셋톱박스 교체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UHD 방송 시장이 아직 개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셋톱박스 교체 수요가 줄어드는 요인이 발생한 것. 지상파 방송사는 내년 수도권에서 방송을 개시하고 오는 2021년 전국으로 확대한다. 현재 HD방송은 2027년 완전히 종료하고 UHD방송으로 전환한다. 지상파 방송사를 주축으로 주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의 UHD 콘텐츠 제작량이 늘어나야 셋톱박스 수요가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해석
이에 따라 셋톱박스 업체들이 과거 우리나라와 동일하게 아날로그 방송에서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하는 개발도상국을 적극 공략할 전망이다. 또 사물인터넷과 관련해 모든 스마트 기기를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하는 ‘게이트웨이’ 제품도 생산하고 있는 상태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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