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15조원 이상의 매물들이 새주인을 찾아 나서지만 정작 업계 관심을 끌만한 매물은 많지 않아 인수·합병(M&A) 시장이 잔뜩 움추려들고 있다. 그나마 ‘될성부른’ 매물은 금호타이어 현대시멘트 동양매직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정부 주도로 조선·해운 등 일부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중이어서 기업들의 자발적인 인수합병(M&A)은 눈에띄게 줄어든 모습이다.
14일 매일경제 레이더M이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기업 경영권 인수(바이아웃) M&A 시장 규모는 23조원에 달했다. 로엔엔터테인먼트를 필두로 두산공작기계와 현대증권 등 굵직굵직한 조 단위 딜들이 성사되며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하지만 하반기 예상 거래규모는 상반기에 크게 못미칠 전망이다. 대기중인 매물 규모는 15조원 이상이지만 소화될 가능성이 높은 물건은 절반도 안 된다는 분석이다. 정부 주도 조선해운업계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대형 M&A 거래 주체인 대기업들마저 대내외적 사정으로 몸을 사리고 있어 M&A 시장이 급속히 냉각됐기 때문이다.
하반기 M&A시장에는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성 매물과 사모펀드(PEF)들이 투자금 회수 목적으로 내놓은 매물들이 시장을 채울 전망이지만 소화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그나마 시장의 관심이 높은 금호타이어와 현대시멘트, 동양매직 등 특정 매물은 과열이 우려될 정도로 인수전의 열기가 달아 오르는 모습이다.
우선 하반기 ‘최고 기대주’로 거론되는 금호타이어는 이달말 주주협의회의 매각 결의가 끝나고 오는 9월 매각공고가 나올 예정이다. 미쉐린 브릿지스톤 중국화공 등 글로벌 타이어 관련 업체들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IB들은 벌써부터 유력한 인수후보를 잡으려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 매각금액을 약 1조원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인수후보들간 경쟁구도가 더해질 경우 가격이 더 치솟을 수 있어 매각 성사 뿐만 아니라 최종 매각금액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높다. 현대시멘트는 7~8월 채권단의 출자전환 작업이 마무리되면 매각이 본격화 될 예정으로, 시멘트업계 재편과 맞물려 업계 내외의 다양한 주체들이 주목하고 있다.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동종업체 한일시멘트와 삼표를 비롯해 투자차익을 거두려는 한앤컴퍼니 등 PEF들과 유암코 등이 주요 인수후보로 거론되면서 일찌감치 흥행이 예고됐다.
실적이 크게 향상된 동양매직은 다음주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할 예정인데 CJ 등 전략적투자자(SI)들과 IMMPE 어피니티 스틱 등 재무적투자자(FI)들 총 8~9곳이 투자후보로 꼽힌다. 동양매직의 예상 매각가격은 5000억원 안팎이다.
반면 이들을 제외하면 올 하반기 매각 성사를 낙관할 수 있는 매물은 거의 없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지난해 매각이 무산된 동부익스프레스는 하반기 잠재 매물로 꼽히지만 매각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다. 맥도날드가 매각을 추진 중인 한국맥도날드도 상황은 비슷하다. CJ와 KG 등 국내 기업들이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높은 가격과 까다로운 인수 조건에 원매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가만 2~3조원이 넘는 대형 매물은 더 심각하다. 3조원대 매물인 ING생명은 국내에서 원매자를 찾지 못해 중국계 보험사와 재무적 투자자(FI)들을 대상으로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성사 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지난해 매각에 실패한 코웨이는 올 들어 실적이 회복되면서 기대감을 키웠으나 중금속 파문에 휩싸여 기업 이미지와 실적에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PEF들이
[김효혜 기자 /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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